미국 뉴욕 JFK공항에 열 살도 안 된 어린 관제사들이 등장해 비행기 이착륙을 지휘했던 사실이 드러나 미국이 술렁이고 있다. 뉴욕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 꼬마 관제사들은 방학을 맞아 관제사로 일하는 아빠 일터에 놀러왔던 초등학생들이었다.
언론들에 보도된 음성파일에는 지난달 16일 7, 8세 남자 어린이가 이륙 대기 중인 여객기를 상대로 “제트블루 171편 이륙을 허가한다”는 등의 지시를 내리는 상황이 담겼다. 이어 어린이의 지시를 받은 조종사가 “아주 잘했다”라는 칭찬을 건넸고 아이 아빠로 추정되는 또 다른 남성은 “아이들이 학교에 안 가면 이런 일이 생긴다”라면서 웃는 소리까지 담겼다. 이날 이 어린이는 제트기 3대의 조종사들에게 직접 이륙을 지시하는 등 모두 5명의 조종사와 교신한 것으로 밝혀졌다.
어린이의 아버지는 다음 날인 17일에도 9세 된 어린 딸을 관제탑에 데리고 와서 또다시 관제행위를 시켰다. 조사 결과 어린 딸은 조종사 2명에게 지시를 내렸다. 묻힐 뻔한 이 사건은 관제사와 조종사의 교신 내용을 엿들은 한 무선 마니아가 이를 인터넷에 올렸고 보스턴의 한 방송사가 2일 보도하면서 뒤늦게 알려졌다.
보도가 나온 직후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자녀 2명에게 비행기 이륙관제 행위를 시켰던 관제사와 그의 상관을 직위해제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다행히 어린이들은 아버지의 지시 내용을 그대로 조종사에게 전달만 한 것으로 밝혀져 사고나 혼선이 빚어지지는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빠 관제사들은 “아이들이 겨울방학을 맞아 쉬는 날이라 관제센터로 데리고 왔다”고 해명했다.
FAA는 자격이 없는 사람을 관제센터로 데리고 들어간 행위를 중대한 규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뉴욕의 하늘 관문이라고 할 수 있는 JFK공항은 전 세계에서 아주 번잡한 공항 중 하나로 하루 1000여 편의 비행기가 드나들고 연간 승객 4600만 명이 이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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