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공식홈피 왜 안열리나 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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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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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세계화단체 해킹 타깃
보안기술 보강… 개통 미뤄
6일경 정식개통 가능할듯

대학생 정세영 씨(21·여)는 지난달 27, 28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차관·중앙은행 부총재 회의를 앞두고 ‘G20’으로 인터넷을 검색하다 황당한 경험을 했다. 정부가 운영하는 G20 정상회의 공식 인터넷 홈페이지(www.g20.go.kr)가 검색은 되지만 아무리 클릭해도 열리지 않았던 것이다. 처음에는 일시적인 문제로 홈페이지가 다운된 줄 알았지만 현재까지도 문이 잠겨 있다.

2일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에 따르면 정부는 G20 정상회의 공식 홈페이지가 해킹될 것을 우려해 해킹 방지와 관련된 기술을 보강하느라 홈페이지 개통을 미루고 있다. 준비위 관계자는 “정부의 공식 G20 정상회의 홈페이지는 한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의 ‘반(反) 세계화’ ‘반 G20’ 운동을 주도하는 단체들이 공공연하게 노리는 목표물이라 해킹 위험이 크다”고 설명했다.

세계화를 반대하고 선진국 위주의 국제사회 질서를 거부하는 단체나 개인들에게 G20 정상회의 홈페이지 해킹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는 것이다. 단기간에 세계적인 명성을 떨칠 수 있고, 같은 주장을 펼치는 단체들을 결집시키거나 이들 사이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데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준비위 측은 현재 막바지 보안 작업을 진행 중이며 이르면 6일경 홈페이지를 정식 개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이버 테러’ 못지않게 오프라인에서 발생할 수 있는 돌발적인 위험 상황에 대한 정부의 대응도 본격화하고 있다. 경찰은 대규모 국제회의 때마다 개최국을 골치 아프게 하는 각종 테러와 시위를 막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정부가 G20 관련 일정 중 상대적으로 격이 낮은 G20 재무차관·중앙은행 부총재 회의에 경찰 400여 명을 투입하며 경비 수준을 국무총리급으로 격상시킨 것도 혹시 있을지 모를 과격 시위에 대비하려는 목적이 컸다.

준비위 관계자는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는 국격을 높일 기회임이 분명하지만 공식 홈페이지 해킹, 불법 과격 시위, 테러 같은 불상사가 발생하면 오히려 국격에 흠이 날 수 있다”며 “각종 돌발 상황에 대한 대비 계획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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