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나 잘 쳐야 하는데…. 불경한 N으로 시작되는 단어(흑인을 뜻하는 비속어 니그로)를 사용한 것을 진심으로 사과합니다.” 10일 테네시 주 내슈빌에서 콘서트를 하던 미국의 팝스타 존 메이어는 공연 중에 많은 팬에게 고개를 숙여 용서를 빌었다. 3월호 플레이보이지 인터뷰에서 “나는 섹스에 관한 한 백인우월주의자다. 니그로 여자들에게는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고 한 데 대한 공개사과였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이를 계기로 역사상 가장 유명한 사과 10선을 선정해 발표했다.
시간당 1000달러의 화대(花代)를 받는 고급 콜걸 애슐리 뒤프레가 했던 “당신의 고통에 사과드립니다”라는 사과도 명장면으로 꼽혔다. 뒤프레는 자신과의 불법매춘행위로 결국 낙마하고 만 엘리엇 스피처 당시 뉴욕 주지사의 2008년 3월 12일 기자회견을 지켜본 뒤 “스피처 주지사 부인의 눈과 얼굴에서 고통을 느낄 수 있었다”며 이 같은 사과를 했다.
‘섹스중독자’ 판명을 받은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가 자신의 집 앞에서 교통사고를 일으킨 후 첫 번째 불륜스캔들이 터져 나온 뒤 했던 “난 결점이 없는 사람이 아니다. 완벽과도 거리가 멀다”라고 했던 말도 기억에 남는 사과로 꼽혔다. 타임은 “사과였지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 것은 아니었다”고 했다. 이 사과 이후 우즈의 엽색행각은 속속 드러났다.
1998년 8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백악관 인턴이었던 모니카 르윈스키 스캔들 당시 대국민 사과를 통해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다. 사실 잘못된 일이다. 내 아내에게도 그렇고…. 깊은 유감을 표한다”라고 했다. 이날 클린턴 전 대통령은 여섯 번 이상 ‘사과’라는 단어를 직접 썼지만 미 국민의 반응은 차가웠다.
한편 지난해 7월 케임브리지 백인 경찰이 하버드대 흑인 교수를 집 앞에서 체포한 사건을 두고 “어리석게(stupid) 행동했다”고 질타했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사과도 기억에 남는 사과로 꼽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파장이 커지는 사건에 더 큰 파문을 일으켰다. 더 세련된 단어를 사용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라고 했다.
베트남전 당시 국방장관이었던 로버트 맥나마라는 지난해 93세의 일기로 사망하기 전 유명한 사과를 남겼다. 그는 “우리는 잘못했다. 정말 크게 잘못했다. 우리는 후세에 왜 이 같은 결정이 내려졌는지를 설명할 빚을 졌다”고 말했다. 또 2006년 7월 음주운전을 하다 체포된 영화배우 멜 깁슨은 당시 경찰관에게 “유대인들은 세상의 모든 전쟁에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가 “상처받은 유대인들에게 진심으로 반성한다”는 공개사과를 해야 했고 결국에는 알코올의존증 재활치료소 신세를 져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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