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1월 중간선거 ‘거침없는 女風’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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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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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트먼 ‘터미네이터 후임’ 유력
코클리 ‘케네디 후계자’로 예약

2010년은 미국 중간선거가 치러지는 해이다. 11월에 치러지지만 각 당은 이르면 2월부터 당내 경선 등을 치르면서 일찌감치 선거체제로 접어든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심판 성격이 강하지만 올해는 유달리 여성 정치인들의 약진이 눈에 띈다.

○ 대선가도의 지름길 주지사

미국에서 주지사는 대통령 후보로 가는 지름길로 여겨진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텍사스 주지사,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아칸소 주지사,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지내는 등 주지사 출신이 아닌 대통령을 찾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2010년 선거에서는 주지사 중에서도 대통령 선거인단이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플로리다 등 대형 주에서 여성 주지사 탄생이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플로리다 주에서는 당내 경선승리가 유력한 알렉스 싱크(62·민주) 현 주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최초의 여성 주지사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아널드 슈워제네거 주지사가 퇴장하는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는 멕 휘트먼(54·공화) 전 이베이 최고경영자(CEO)가 벌써부터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로 부상하고 있다. 지명도와 든든한 재력도 플러스 요인이다.

텍사스 주지사에는 케이 베일리 허치슨 상원의원(67·공화)이 부지런히 표밭을 다지고 있다. 1993년부터 주를 대표해 연방 상원의원으로 활동했으며 단일 선거에서 최초로 400만 표 이상을 득표한 경력도 있다.

○ 남편의 후광이 아닌 자수성가형 상원의원 후보들

과거 여성 상원의 경우 사망한 남편의 자리를 승계한 사례가 많았다. 하지만 올해는 독자적인 경력을 쌓아온 유력자들의 도전이 눈에 띈다. 상원에서는 민주당 아성인 매사추세츠 주 상원의원을 사실상 마서 코클리 전 주 검찰총장(57)이 예약한 상태. 그는 에드워드 케네디 전 의원 사망으로 공석이 된 상원의 민주당 후보로 확정됐으며 1월 19일 치러지는 본선에서도 낙승이 예상된다. 이 경우 코클리 후보는 최초의 매사추세츠 주 상원의원이라는 기록도 갖게 된다. 뉴햄프셔 주에서도 켈리 에이오트(42·공화) 돌풍이 불고 있다. 이미 주 최초의 여성 검찰총장을 지낸 그는 민주당이 지배해온 이곳에서 2008년 올해의 인물로 선정되기도 했다. 캘리포니아 상원의원 자리는 여성 후보 간의 대결로 치러질 개연성이 높아졌다. 현역 의원인 민주당의 바버라 복서 의원(70)에게 HP 최고경영자 출신인 칼리 피오리나 씨(56)가 도전장을 내민 것. 피오리나 씨는 공화당 대선후보를 지낸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 여성후보가 승리하려면…

워싱턴포스트 백악관 출입기자는 최근 펴낸 여성의 정치도전사에 관한 저서에서 승리를 꿈꾸는 여성후보가 명심해야 할 몇 가지 교훈을 제시했다. 그는 여성후보들에게 △절대로 여성표가 당연하다고 믿지 말고 △정치에 도전하기 전에 수신제가(修身齊家)를 먼저 할 것이며 △부드럽게 이야기하되 통계에 강한 면모를 보일 것이며 △남성 후보에 비교우위를 점할 수 있는 도덕성으로 승부하라고 주문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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