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中사는 이복동생 부부와 ‘5분 상봉’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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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데산조 “아내는 지금도 감동에 떨어”

18일 한국을 방문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앞서 중국에서 바쁜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이복동생과 그의 아내를 만나 ‘핏줄의 기’를 살려줬다. 더타임스 온라인판 등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16일 베이징에서 자신의 이복동생인 마크 오코스 오바마 은데산조 씨(43)와 그의 중국인 부인을 만났다. 스케줄상 겨우 ‘5분’밖에 허락되지 않았지만, 은데산조 씨는 매우 흡족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오바마) 형은 다양한 목적을 갖고 중국에 왔지만 내 목적은 오로지 형에게 아내를 소개하는 것이었다”며 “형의 빅 팬인 아내는 지금도 (흥분으로) 떨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만남은 오바마 대통령이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베이징에 도착한 직후 공항에서 이뤄졌다. 은데산조 씨는 “공항에 내려 옷을 갈아입은 뒤 바로 우리 앞에 나타난 형은 우리 부부를 꼭 껴안아 줬다”며 “주로 가족에 대한 추억 등을 화제로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그는 1월 대통령 취임식 때 백악관에 초대돼 오바마 대통령을 만났으며, 당시 중국에 오면 아내를 만나주길 부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은데산조 씨는 오바마 대통령의 아버지가 1964년 대통령의 생모인 스탠리 앤 던햄과 이혼한 뒤 하버드대 재학 시절 만난 세 번째 부인 루스 은데산조와의 사이에 낳은 아들이다. 미국 국적이며 스탠퍼드대에서 물리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01년 중국에 정착한 뒤 지난해 허난 성 출신의 부인과 결혼했다. 그는 선전에서 마케팅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며, 지역에서 피아노를 가르치며 살고 있다.

은데산조 씨는 오바마 대통령 취임 뒤에도 외부 노출을 꺼려 왔으나, 4일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소설 ‘나이로비에서 선전까지’를 출간하면서 미디어의 주목을 받았다. 그는 소설 속에서 자신의 아버지를 알코올의존증 환자에 폭력적인 가장으로 묘사하기도 했다. 이후 오바마 대통령도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아버지에게 문제가 있었다는 건 숨길 일도 아니다”고 밝힌 바 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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