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크리스마스 특수’… 中 연해지역 공장 ‘구인난’

  • 입력 2009년 10월 6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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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개월 전만 해도 해고대란
“고향간 농민공 돌아와주오”

“크리스마스 주문이 시작됐는데 사람 구하기는 점점 힘들어요.”

중국 연해지역 공장들의 인력난이 심각해지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5일 전했다.

금융위기 이후 주장(珠江) 강 삼각주와 창장(長江) 강 삼각주 등 중국 연해지역에서는 수많은 농민공이 해고돼 고향인 내륙으로 돌아갔다. 공장들이 경비 절감을 내세워 앞 다퉈 단순 기능공들을 해고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몇 개월 만에 반전됐다.

7월 이들 지역 공장들이 조금씩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 재고는 모두 소진됐고 끊겼던 주문은 다시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일손 구하기가 쉽지 않아졌다. 고향으로 떠난 사람들이 돌아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엔 크리스마스 대목을 겨냥한 주문들이 더해지면서 인력난이 악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력난이 빠른 경기 회복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지만 “수출이 조금씩 회복 기미를 보이기는 한다”는 긍정적인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월마트 등에 물건을 납품하는 창장 강 삼각주의 한 업체 사장은 “지난 2년 사이 주문이 거의 없다시피 했으나 최근 두 달 사이 주문이 확 늘었다”고 말했다. 또 주장 강 삼각주의 한 기업인도 “10명이 필요한데 겨우 2, 3명밖에 구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런 구인난은 광둥(廣東) 성 둥관(東莞) 시가 내놓은 구인지수로도 확인된다. 3월 0.76에 불과했던 구인지수는 8월 초 1.51, 9월 중순 1.64까지 급격히 상승 추세다. 즉 3월에는 일자리 76개에 근로자 100명이 몰렸지만 최근에는 164개 일자리를 구직자 100명이 고른다는 얘기다. 이런 현상은 선전(深(수,천))과 포산(佛山) 등 광둥 성의 다른 도시에서도 뚜렷하다.

저장(浙江) 성 원저우(溫州) 시의 경우 8월 말 부족 인력은 10만 명이었다. 그러나 한 달여 지난 현재 5만 명이 더 늘어 15만 명에 이른다.

각 지방정부는 안후이(安徽) 성 등 내륙지방에 사람을 보내 노동자들을 모집 중이다. 공장마다 구인을 알리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월급 인상과 생활환경 개선 등 다양한 유인책도 내놓고 있다. 하지만 구인난은 나아지지 않는 추세다.

여기에는 최근 중국 정부가 내륙 개발을 대대적으로 벌이면서 농민공 상당수가 건설 현장에 투입되었기 때문이란 분석이 유력하다. 내륙 경제가 발달하면서 수천 km 떨어진 타지로 일하러 가지 않으려는 풍조가 나타났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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