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민주 44년만에 제1당 부상

  • 입력 2009년 7월 13일 03시 00분


차기총선 전초전 도쿄도의원 선거 與 과반붕괴

아소 퇴진압력 높아질듯

일본 차기 총선의 전초전인 도쿄도의원 선거에서 제1야당인 민주당이 승리했다. 민주당은 개표가 절반 이상 진행된 12일 오후 11시 현재 전체 127석 중 50여 석을 확보해 44년 만에 도쿄도의회 제1당이 됐다. 기존 의석은 자민당이 48석으로 제1당이었고 공명 22석, 민주 34석, 공산 13석 등이었다. 자민당은 연립여당인 공명당과 함께 과반 의석을 유지하는 게 목표였지만 기존 의석을 크게 잃고 제1당의 자리를 민주당에 내줬다. 민주당 승리를 이끌면서 차기 총선에서 정권교체의 가능성을 높이며 총리 1순위 입지를 굳힌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대표는 집권 시 총리실을 강화하겠다고 밝히는 등 정권교체를 염두에 둔 행보에 나섰다.

자민당의 고전은 예상된 결과였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내각 지지율은 10%대까지 떨어졌고 정당 지지율에서도 민주당에 뒤졌다. 도쿄도의원 선거 결과는 국회 해산과 총선 시기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자민당 내에서는 중견 및 소장 의원을 중심으로 아소 다로(麻生太郞) 총리 퇴진 압력이 거세게 이는 등 권력투쟁도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현 정국에서 ‘조기 총선은 곧 자살행위’라는 공감대를 갖고 아소 총리를 퇴진시키고 새 인물을 당 총재 겸 총리로 옹립한 후 총선에 임하자는 주장이다. 도쿄도의원 선거 패배로 이들의 주장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아소 총리는 최근 도쿄도의원 선거에서 승리 가능성이 불투명해지자 “도쿄 선거와 국정은 직접 관계가 없다”며 선거 결과에 관계없이 총리 직을 고수하는 것은 물론이고 국회 해산과 총선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그는 당초 도쿄도의원 선거에서 승리한다는 가정 아래 여세를 몰아 조기 해산과 총선 정국으로 돌입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자신을 퇴진시키려는 압력을 피하기 위해 되레 그가 조기 해산을 밀어붙일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반(反)아소’ 세력이 실력행사에 나설지가 최대 관심사다. 일각에선 아소 총리가 해산을 하려 해도 일부 각료가 서명을 거부하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아소 총리의 의도대로 이번 주 조기 해산이 이뤄질 경우 총선은 8월 초순에 치러질 가능성이 높지만 국회 회기가 끝나는 28일경 해산할 경우 8월 말 또는 9월 초에 총선이 치러진다. 자민당이 당 총재 겸 총리를 바꾸거나 지지율 회복을 위해 최대한 시간을 끌 경우 총선은 10월까지 늦춰질 수도 있다.

민주당은 4월 이후 주요 지방선거에서 5연승한 기세를 몰아 조기 총선을 강하게 요구한다는 전략이다. 조만간 내각불신임 결의안과 총리문책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해 내각을 무력화하고 총선 정국으로 몰아간다는 방침이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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