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신저 前국무 “북한 하나 설득 못하나”

  • 입력 2009년 5월 22일 02시 56분


6자회담 美행정부 지도력 질타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사진)은 19일 교착상태에 빠진 6자회담과 관련해 “일본 중국 러시아 그리고 미국이 함께 충분한 압력을 행사해 북한 크기 정도의 국가를 설득하지 못한다면 도대체 국제체제를 논하는 의미가 무엇이냐”고 지적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이날 폭스뉴스 ‘온 더 레코드’ 프로그램에 출연해 “단기적으로 시급한 미국 외교안보 현안은 북한과 이란으로의 추가적인 핵 확산을 막는 것이고 (국제공조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도 이룰 수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다른 나라들이 원하는 천연 자원이 전혀 없고, 완전히 이웃국가의 지원에 의존하며 중요한 무역도 없는 나라(북한)를 우리가 다룰 수 없으면서 국제체제를 말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했다.

키신저 전 장관의 지적은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국제사회의 대북압력을 효과적으로 작동시키지 못하는 미국 행정부의 지도력을 질타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현실주의 정치이론에 입각한 세력균형론을 정치에 접목해 중국과의 수교 및 베트남 평화협정 타결 등을 주도한 바 있다.

그는 북핵문제 해법과 관련해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벌칙과 보상, 그리고 외교와 압력의 적절한 조합을 알아봐야 한다”며 “북한을 대화의 테이블로 나오게 하는 심리전적인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북한에 대해 “국내총생산(GNP)의 50% 이상을 군사비로 사용한 결과 굶주림과 생필품 부족을 겪는 이상한 나라”라며 “자존을 얻기 위해 핵무기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지만 그들이 어디로 가는지는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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