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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2월 2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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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출신 - 계부 밑에서 성장 등 비슷
민주당에 정권을 내준 뒤 전열 정비를 꾀하고 있는 미국 공화당이 사상 처음으로 당 전국위원회 의장으로 흑인인 마이클 스틸(51) 전 메릴랜드 부지사를 선출했다.
전국위는 4년마다 당의 정·부통령 후보를 선출하기 위해 열리는 전당대회를 총괄한다. 정강정책을 비롯한 당의 주요 정책을 결정하며 전국위 의장은 원외 인사가 담당하는 것이 관례다.
AP통신은 지난달 30일 워싱턴에서 열린 공화당 전국위 의장선거에서 6차례의 투표를 거친 끝에 스틸 전 부지사가 케이튼 도슨(53) 사우스캐롤라이나 공화당 의장을 91 대 77로 꺾고 전국위 의장이 됐다고 보도했다.
스틸 의장은 당선 수락연설에서 “친구이건 적이건 간에 당신은 우리의 일부이며 우리와 함께하기를 원한다”며 통합의 정치를 강조했다.
그는 “공석인 뉴욕 주 하원의원 선거에서 공화당이 승리하는 것이 당면 과제”라며 “향후 치러질 전국 단위의 선거에서 공화당의 힘을 보여 주자”고 역설했다.
스틸 의장은 2003년 1월부터 2007년 1월까지 메릴랜드 주 최초의 흑인 부지사를 지냈고 2006년 상원의원에 도전했지만 낙선했다. 그는 변호사 출신이며 부모가 어려서 이혼한 뒤 계부 밑에서 자란 점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비슷하다.
스틸 의장은 존스홉킨스대에서 국제정치학을 전공한 뒤 한때 성직자의 길을 걷기 위해 3년간 신학대학원에 다니기도 했다. 하지만 진로를 법학으로 바꿔 조지타운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변호사로 활동했다.
2000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될 때 공화당 전당대회 대의원으로 활동했다.
2002년 메릴랜드 주지사에 출마한 로버트 얼릭 씨의 부지사 러닝메이트로 나서 1970년 메릴랜드 주에 부지사 직이 생긴 뒤 처음으로 흑인 부지사에 당선됐다. 이후 스틸 의장은 2006년 연방 상원의원에 도전했으나 민주당 벤저민 카틴 후보에게 패했다.
한편 스틸 의장의 여동생 모니카 터너 씨는 프로복싱 전 세계헤비급 챔피언이었던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과 1997년 결혼한 뒤 2003년 이혼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