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아시아계 고급인력 “고국 U턴”

  • 입력 2008년 12월 12일 03시 06분


외국인 구인광고 급감

中- 印출신 귀국 많아

경기침체로 미국에서 직장을 얻지 못해 어쩔 수 없이 고국으로 발길을 돌리는 아시아 출신 고급인력이 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11일 보도했다.

미국 정부 산하기관을 비롯해 3000여 개 대기업이 회원으로 등록돼 있는 취업전문사이트 ‘잡센트럴(www.jobcentral.com)’에 따르면 구인광고는 전년 동기보다 18%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대비 11% 감소한 1982년의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일자리 자체가 줄어들면서 인도 중국 등 아시아 출신 고급인력에 대한 구인 요청도 시들해졌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보통 미국 대학에서 학위를 마친 유학생들은 ‘H1비자’(취업비자)를 받아 미국에서 몇 년간 경력을 쌓아 귀국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외국인들에게까지 일자리가 돌아갈 여유가 없어졌다는 것.

이러한 현상은 졸업생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헤드헌팅 전문업체인 러셀 레이놀즈의 루이스 고스 커스터드 이사는 “미국에서 일하던 중국인 고급간부들이 고국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며 “요즘 중국에서 일자리를 얻을 수 없느냐는 문의가 쏟아져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지난 20년간 고국으로 돌아간 중국과 인도 출신 고급인력은 약 5만 명. 미 듀크대의 비벡 와드하 연구팀은 향후 5년간 그 두 배인 10만 명이 직장을 찾아 본국으로 돌아갈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본국으로 돌아간 아시아 고급인력들이 과거처럼 높은 봉급을 보장받을 수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와드하 교수는 “해외 거주 인도인들이 인도로 돌아오면 그전에는 ‘록 스타(rock star)’ 같은 대접을 했었지만 이제는 국내에도 숙련노동자가 많아 ‘돌(rock)’ 보듯 한다”고 말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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