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K2봉 등정 한국인 3명 하산길 조난

  • 입력 2008년 8월 4일 03시 02분


8200m 지점서 얼음덩어리 덮쳐… 생사 확인안돼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히말라야 봉우리 K2(8611m)의 정상 부근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등반을 하던 세계 각국의 산악인이 대거 조난당했으며 이 중 한국인도 3명 포함됐다.

3일 오후 11시 30분(한국 시간) 현재 이들 한국인의 생사는 한국 원정대로부터 확인되지 않았으나 AFP와 DPA 등 외신은 이 산사태로 한국인을 포함해 최소 7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했다.

한국인 조난자는 김재수(45·대한산악연맹 이사) 대장이 이끄는 경남산악연맹의 K2 원정대 소속 황동진(45·마산청람산악회) 등반대장과 박경효(29·김해백두산악회), 김효경(33·양산시민산악회) 대원.

이들은 1일 K2 정상을 밟은 뒤 하산하다 8200m 지점에서 조난당했다. 캠프4(8000m)에서 이들과 함께 정상으로 출발했던 김재수 대장, 고미영(41·코오롱스포츠) 대원은 먼저 정상을 밟고 캠프4로 일찍 철수한 덕분에 화를 면했다. 김 대장과 2일 오후 7시경 마지막으로 통화한 조형규 경남산악연맹 회장은 “조난 소식을 들은 뒤 통신이 두절돼 현재 상황은 모른다. 원정대의 연락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히말라야 원정 소식을 실시간으로 전하는 인터넷매체 에베레스트뉴스닷컴(www.everestnews.com)과 AFP, DPA통신의 보도 내용을 종합하면 한국 원정대를 포함해 노르웨이, 네덜란드, 프랑스, 파키스탄 등 각국 원정대는 날씨가 좋아진 1일 오전 5시경 캠프4에서 일제히 정상으로 향했다. 1일 밤 12시 무렵 정상엔 17명이 있었는데 이로부터 얼마 뒤 8211m 높이의 ‘보틀넥(bottleneck)’이라 불리는 지점에서 거대한 얼음 덩어리가 무너져 내리면서 하산 중이던 산악인들을 덮쳤다.

AFP통신은 현지 ‘블루스카이 트레킹 앤드 트래블’ 여행사의 굴람 무하마드 씨의 말을 인용해 “한국인 3명과 네팔인 2명을 포함해 최소 7명이 숨졌으며 여러 명이 실종 상태”라고 전했다.

산사태를 맞았던 네덜란드인 윌코 판 루이젠 씨와 이탈리아인 마르코 콘포르톨라 씨 등 생존자도 속속 나오고 있다.

한형련(49) 경남산악연맹 전무는 “한국 산악인 3명은 모두 풍부한 히말라야 고산 등반 경험이 있어 아직 희망을 버리긴 이르다”고 말했다.

창원=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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