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8회의땐 꼭 있다… 부시 ‘마이크 소동’

  • 입력 2008년 7월 11일 03시 13분


오찬서 전원 안꺼 ‘사담 생중계’

‘마이크 방송사고’가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 오찬의 단골메뉴가 되는 듯하다.

2년 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G8 정상회의가 열렸을 때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당시 영국 총리의 사적인 대화 내용이 마이크를 통해 그대로 생중계됐다. 당시 부시 대통령은 “어이, 블레어”라고 부르는 등 점잖지 못한 표현을 거침없이 사용했다.

7일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도야코에서 열린 G8 정상회의 오찬에서도 이런 마이크 중계가 되풀이됐다. 다만 이번에는 2년 전처럼 막말이 나오지는 않았다.

부시 대통령은 “아미고! 아미고!”(친구를 뜻하는 스페인어)라며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에게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그는 “(이탈리아) 법원이 당신을 다시 추궁하고 있다는 기사를 봤다. 그렇게 계속 뒤를 파다니 믿을 수 없다”고 분노에 찬 목소리를 냈다.

백악관 공보팀이 정상회의를 앞두고 베를루스코니 총리를 “부패로 악명이 높은 인물”이라고 폄훼한 자료를 배포했던 실수를 염두에 둔 듯한 모습이었다.

부시 대통령은 또 최근 아버지인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을 만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겐 “아버지가 어떻던가요. 잘 걷던가요”라고 묻기도 했다. 고관절 치환수술을 받았던 자신의 부친을 염려한 것.

그는 또 전용기 안에서 열린 자신의 생일파티와 관련해 “이틀 앞당겨서 7월 4일에 잔치를 했다. 백악관에서 큰 파티를 열었는데 불꽃놀이도 벌어졌다”고 말했다. 독립기념일을 기념한 불꽃놀이를 마치 생일파티용이었던 것처럼 농담을 한 것이다.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은 10일 이젠 마이크 소동이 빠지면 G8 정상회의가 아니라는 말이 나올 정도가 됐다고 논평한 뒤 “하지만 다음 날 오찬에서는 마이크가 모두 꺼졌다”고 덧붙였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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