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서 한껏 몸낮춘 사르코지

  • 입력 2008년 3월 28일 03시 20분


“잘 오셨습니다” 26일 영국을 방문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왼쪽)이 윈저성의 공식만찬을 앞두고 엘리자베스2세 영국 여왕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이들을 향해 걸어오는 남녀는 사르코지 대통령의 부인 카를라 브루니 여사와 여왕의 남편인 필립공이다. 오른쪽에 왕관을 쓴 커밀라 파커 볼스 씨와 찰스 왕세자 내외가 보인다. 윈저=로이터 연합뉴스
“잘 오셨습니다” 26일 영국을 방문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왼쪽)이 윈저성의 공식만찬을 앞두고 엘리자베스2세 영국 여왕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이들을 향해 걸어오는 남녀는 사르코지 대통령의 부인 카를라 브루니 여사와 여왕의 남편인 필립공이다. 오른쪽에 왕관을 쓴 커밀라 파커 볼스 씨와 찰스 왕세자 내외가 보인다. 윈저=로이터 연합뉴스
26일 영국을 방문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런던 웨스트민스터 의사당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양국의 새로운 형제 관계를 강조했다.

AFP 통신은 사르코지 대통령이 프랑스어 연설에서 “경쟁관계를 극복하고 양국이 나란히 함께 가며 강력한 미래를 구축하자”고 촉구했다고 전했다. 그는 “영국 없이는 번창하고 효율적이며 민주적인 유럽을 건설할 수 없다”며 영국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2년 전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이 자국 경제인이 영어로 연설하는 데 분노해 갑자기 유럽정상회의장을 박차고 나가고, 2005년 올림픽 개최지 선정에서 런던에 패한 뒤 “영국은 음식이 형편없어 신뢰할 수 없다”고 억지를 부리던 때와는 달라진 분위기다.

7월에 6개월 임기의 유럽연합(EU) 의장을 맡는 사르코지 대통령은 유럽보다 미국 쪽으로 기울어 있는 영국의 협조를 당부했다.

그는 또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하고 있는 영국군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다음 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아프간 주둔 프랑스군을 증강할 것이라고 말해 의원들의 박수를 받았다.

그는 이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게서 기사 작위 중 최고 영예에 속하는 ‘바스 대십자기사(Honorary Knight Grand Cross of the Order of the Bath)’를 받기도 했다. 트래펄가 해전과 워털루 전투를 각각 승리로 이끌었던 넬슨 제독과 웰링턴 공작 등이 받았던 작위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어 27일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와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팀 아스널의 홈구장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서 정상회담을 했다.

한편 영국 언론의 관심은 사르코지 대통령과 동행한 프랑스의 새 퍼스트레이디 카를라 브루니 여사에게 쏠렸다. 브루니 여사는 단정한 회색 크리스티앙 디오르 투피스 정장 차림에 베레모를 쓴 우아한 모습으로 영국인을 사로잡았다.

영국 일간 데일리 미러는 27일자 1면에 그녀의 사진을 싣고 ‘사르코지 대통령은 브루니를 동반하는 한 언제나 환영’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이 신문은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 나올 1993년 브루니 여사의 누드 사진을 신문 안쪽 면에 게재했다.

텔레그래프는 이날 1면 제목을 ‘사르코지는 영국인의 관심을 끌려고 노력했지만 모든 영국인은 브루니를 사랑했다’로 뽑았다.

파리=송평인 특파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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