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인질 사태, 마지막 해결까지 최선을

  • 입력 2007년 7월 26일 01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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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반정부 무장단체 탈레반에 납치된 한국인 23명 가운데 8명이 어제 풀려났다는 소식이다. 사실이라면 다행스럽고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인질 중 남자 1명이 사망했다는 보도는 충격적이다. 병사했다는 얘기도 있어 아직 확실치 않지만 탈레반이 살해한 것이 사실이라면 분노를 금치 못할 일이다. 어떤 이유로도 인명 살상은 정당화될 수 없다.

탈레반은 26일 오전 5시 반(한국 시간)을 최종 협상 시한으로 정했다. 이때까지 ‘탈레반 수감자 석방’이란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추가로 인질을 살해하겠다는 것이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더는 희생자가 나와선 안 된다. 정부는 협상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우방들을 통해 아프간 정부를 움직여서라도 나머지 인질이 무사히 풀려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금까지 정부는 그런대로 잘 대처해 왔다.

탈레반도 자제심을 발휘하길 촉구한다. 한국은 탈레반의 적이 아니다. 더는 무고한 인명이 희생돼선 안 된다. 정치적 목적으로 죄 없는 민간인을 해치는 일은 또 다른 테러일 뿐이다. 피랍자들은 아프간 사람들을 돕기 위해 그곳에 갔다. 인류애에 입각해 헐벗고 굶주린 사람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주기 위해서다. 대부분 정치나 이념과는 거리가 먼 20, 30대의 순수한 젊은이다. 그들을 하루 속히 사랑하는 가족과 한국 국민의 품으로 돌려보내야 한다. 그것이 이슬람의 대승적 관용 정신에 부합하는 일이다.

피랍자들도 마지막 순간까지 의지를 잃지 말아야 한다. 가족들도 힘들겠지만 희망을 버리지 말기 바란다. 국민도 성원을 다해야 한다. 지성(至誠)이면 감천(感天)이라고 했다. 그들은 우리의 형제자매이자 이웃이다.

피랍자들의 목숨이 경각에 달린 상황인데도 국내에서 이번 사태와 관련해 여론이 분열되고 종교적 갈등까지 빚어지고 있는 것은 유감이다. 피랍 경위와 협상 과정, 후속 처리에 관한 논의는 사태가 완전히 매듭지어진 뒤에 해도 늦지 않다. 지금은 그들이 무사히 한국 땅을 밟을 수 있도록 기원해야 한다. 정부의 노력에 힘을 보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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