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여학생 너무 많아 성적순 뽑으면 女大될판”

  • 입력 2007년 6월 20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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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만으로 뽑는다면 여학생 천지가 될 겁니다. 하지만 우리는 ‘메리앤드메리대’가 아닙니다.”

헨리 브러더스 미국 윌리엄앤드 메리대 입학처장은 최근 입시철마다 겪는 고민을 이같이 토로했다. 여학생들의 실력이 남학생들보다 출중해 갈수록 남녀 비율을 맞추기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

그는 “대학 자체가 사회를 경험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한 성별의 비율이 압도적인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남학생들에게도 여학생들이 갖지 못한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재학생 중 한 성별의 비율이 60%를 넘어서면 대학 지원자들 사이에서 학교의 인기가 떨어진다는 조사도 있다”고 덧붙였다.

여학생들의 대학 진학률이 저조하던 시절 약자인 여성을 우대하기 위해 나왔던 주장이 이제 반대로 뒤집힌 것이다.

이처럼 재학생의 성별 균형을 맞추려는 미국 대학들의 입시정책 때문에 성적이 뛰어난 여학생들이 차별받고 있다고 미국 시사주간지 ‘유에스뉴스앤드 월드리포트’가 최신호(25일자)에서 전했다.

이 잡지는 미국 4년제 대학 1400여개의 지난 10년간 입시자료를 분석한 결과 많은 대학에서 여학생의 입학허가율이 남학생에 비해 많게는 20%, 적게는 5%까지 낮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여학생들이 차별받는 이유는 간단히 말해 실력이 뛰어나기 때문. 남학생들이 인터넷과 스포츠에 열광할때 여학생들은 공부를 한다. 예술활동과 과외활동에도 더 열심히 참가한다. 대학에 지원할 때가 오면 결과는 뻔하다. 그렇다고 여학생들만 뽑을 수는 없기에 대학들의 고민은 깊어진다.

메릴린 헤서 리치먼드대 입학부처장은 “재학생 중 여학생과 남학생 비율을 55% 대 45%로 유지하는 게 관건”이라며 “현재의 남녀 기숙사 비율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하면 이 정도 균형을 맞출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대학에서는 지난 10년 동안 여학생의 입학허가율이 남학생보다 13% 낮았다.

대학들의 이 같은 정책은 남학생들에겐 기회가 될 수 있다. 이제 입시전문가들은 남학생들에게 색다른 입시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지원서에서 남성성을 최대한 강조하라. 입학담당자들의 눈길을 단번에 사로잡을 것이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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