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특급열차서 성폭행…승객들 보복 겁나 못본척 신고안해

  • 입력 2007년 4월 23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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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특급열차 안에서 젊은 여성이 성폭행을 당하는 동안 승객 중 아무도 제지를 하지 않은 사건이 뒤늦게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22일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지난해 8월 3일 밤 도야마(富山)발 오사카(大阪)행 특급열차 안에서 한 치한(36)이 옆자리에 앉은 여성 회사원(21)을 위협하고 더듬다 열차 화장실로 끌고 가 30분간 성폭행했다.

당시 열차 안에는 남녀 승객들이 있었으나 피해 여성이 울면서 끌려가는 것을 보면서도 “뭘 쳐다보고 있어”라는 치한의 위협적인 말에 보복이 두려워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다.

이 치한은 지난해 12월에도 열차 안과 역 구내 등에서 젊은 여성들을 상대로 비슷한 범죄를 저지르다 시가(滋賀) 현 경찰에 체포돼 강간죄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지난해 8월의 범죄도 추가로 확인돼 21일 오사카 경찰이 범죄 혐의를 추가했다.

일본 열차에는 대부분 차량 연결 부근에 신고 버저가 설치돼 있으며 내부 화장실에도 비상 신고용 버저가 설치돼 있다. 특급열차 등 정차역 사이 거리가 긴 열차의 경우에는 차장이 차내를 수시로 순찰하도록 규정돼 있다.

그러나 이번 피해 여성들의 경우 “도망가면 죽인다” “평생 스토커로 따라다니며 괴롭히겠다”는 이 용의자의 위협에 질려 대응을 못했으며 승객들도 보복이 두려워 못 본 체한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나타났다.

각종 포르노물이 판치는 일본에서는 심지어 지하철역에서 치한이 여성을 성폭행하는 장면을 담은 비디오가 공공연히 나돌며 용의자의 범행도 이 같은 포르노물에 영향받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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