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위안부 망언’ 우익에 정책 맡겼다

  • 입력 2006년 9월 26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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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민당의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재는 25일 당직인사를 단행해 간사장에 나카가와 히데나오(中川秀直·62) 정조회장을, 정조회장에 나카가와 쇼이치(中川昭一·53) 농림수산상을, 총무회장에 니와 유야(丹羽雄哉·62) 전 후생상을 각각 기용했다.

나카가와 신임 간사장은 국회대책위원장, 정조회장 등 당 요직을 거치며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정권을 지탱해 왔고 자타가 공인하는 아베 총재의 후견인. 이미 지난해 초에 아베 당시 간사장 대리에게 “다음 총재는 당신”이라며 준비를 촉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사히신문은 아베 총재가 그를 자민당 2인자로 기용한 것은 고이즈미 개혁노선을 계승하고 ‘아베 정권의 산파’인 그의 공헌을 평가하면서 당의 허리 역할을 기대한 것이라고 평했다.

신임 간사장은 자민당의 운명이 걸린 내년 7월 참의원 선거대책을 진두지휘하게 된다.

자민당의 정책을 입안하고 추진할 정조회장으로 나카가와 농림수산상을 기용한 것은 ‘아베 컬러’를 드러냈다는 평. 일본군 위안부의 존재를 부정하는 ‘망언’을 한 ‘강경파’로, 아베 총재와 역사교육 등의 생각이 비슷해 향후 교육개혁 과정에서 그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지 언론은 한때 차기 내각에서 문부과학상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던 그의 정조회장 기용은 자민당 내에서도 의외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니와 신임 총무회장은 당내 3대 파벌인 니와(丹羽)·고가(古賀)파 몫으로 기용됐다. 이번 총재선거에서 ‘아베 지지’를 가장 먼저 주창한 점이 평가받은 것으로 보인다.

국회대책위원장에는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경제산업상이, 간사장 대리에는 도쿄 도지사의 아들인 이시하라 노부테루(石原伸晃) 전 국토교통상이 임명됐다.

아베 총재의 당직인사를 놓고 현지 언론은 기존 관행이던 파벌을 무시하고 자신과 가까운 인사들을 기용해 내년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친정체제를 구축했다고 평했다.

한편 최대 야당인 민주당도 이날 임시 전당대회를 열어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대표의 재선과 간 나오토(菅直人) 대표대행,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간사장 재임 등을 결정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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