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는 폴란드의 친미외교

  • 입력 2006년 9월 15일 17시 51분


폴란드의 튀는 친미외교가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7월 취임 후 첫 해외방문으로 미국을 방문한 야로스와프 카친스키 폴란드 총리는 14일 "현재 아프가니스탄에 주둔중인 병력 100명 외에 추가로 내년 2월까지 전투부대 1000명을 파병하겠다"고 밝혔다.

아프간에 2000~2500명 규모의 병력을 추가로 파병해달라는 미국의 요청을 전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모든 가입국가들이 일축했지만 폴란드만이 화끈하게 화답한 것이다.

카친스키 총리는 이어 "미국의 첫 해외 미사일방어기지가 폴란드에 있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미국이 중동과 러시아를 겨냥해 처음으로 해외에 설치하려는 미사일 요격시스템을 자국에 배치해달라는 뜻이다.

폴란드는 이라크에도 한때 2500명의 병력을 파병했다. 현재 잔류하고 있는 900명의 철군시간도 1년 더 연장했다.

폴란드가 스스로 미국의 1등급 동맹국으로 자처하며 친미 정책으로 일관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살아남기 위해서다. 폴란드는 러시아와 독일, 프랑스 등 이웃국가들의 침략으로 불우한 역사를 겪어왔다. 그러나 멀리 떨어진 미국과는 한번도 원수가 된 일이 없다.

폴란드 국민들 또한 미국에 매우 호의적이다. 진보와 보수, 여야를 막론하고 친미 노선에 이의를 달지 않는다. 또 목표로 잡은 중·동 유럽 리더의 꿈을 가장 잘 뒷받침 해줄 후원자로 초강대국 미국만한 국가가 없다고 보고 있다.

미국도 이런 폴란드에게 우호적일 수밖에 없다. 3년 전 폴란드를 방문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유럽에 폴란드만한 미국의 친구가 없다"고 말했다. 미국으로서는 프랑스와 독일, 러시아를 견지하기 위해서도 폴란드의 존재가 절실하다. 폴란드가 공산정권 붕괴 후 15년 만에 NATO와 유럽연합(EU)에 가입한 데는 미국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

미국은 폴란드의 민주화 과정에도 막대한 경제적 지원을 해왔다. 지난해에도 6000만 달러가 지원됐다. 5월 미 의회에서는 폴란드의 미국 비자 거부율이 26%나 됨에도 불구하고, 폴란드에 2년짜리 임시 비자면제프로그램 혜택을 주었다.

14일 카친스키 총리는 텍사스 주에서 F-16 전투기 48대를 인도받는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주성하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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