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신사참배 강행에 전국 규탄 목소리

  • 입력 2006년 8월 15일 16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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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이웃나라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15일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를 강행하자 시민단체와 시민들은 "일본의 군국주의가 강화되고 있는 증거"라며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 양순임 회장은 "고이즈미 총리의 신사 참배는 전쟁에 희생당한 아시아 국가의 상처를 헤집어 덧내는 행위"라며 "총리는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한 신사 참배가 일본의 이익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 양미강 운영위원장은 "신사 참배는 주변국과 외교 관계를 전혀 고려하지 않겠다는 의미"라며 "일본이 과거 침략에 대해 반성할 의사가 있는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강주혜 국장은 "고이즈미 총리는 개인적인 신사참배라고 밝혔으나 한 나라의 총리를 개인으로 볼 수 없다"며 "이는 일본이 군국주의를 강화하는 모습의 하나"라고 말했다.

강제동원진상규명시민연대도 이날 성명을 내고 "일본의 침략을 미화하는 시설인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행한 것은 침략 전쟁에 대한 새로운 의지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시민단체들은 정부에 적극적이면서도 냉철한 대응을 주문했다.

강제동원진상규명시민연대는 성명에서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한일협정으로 해결되지 않은 문제에 대해 피해자들이 살아 있는 동안 일본과 적극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 양 운영위원장은 "정부는 감정적인 대응보다는 명확하고 냉철하게 판단해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들도 고이즈미 총리의 신사 참배에 강행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회사원 이승환(29) 씨는 "일본 전범 유해가 합사돼 있는 야스쿠니 신사에 일본을 대표하는 사람이 참배하는 것은 전쟁으로 큰 피해를 입은 동아시아인들을 우롱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윤완준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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