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들었던 설명과 하나도 달라진 것이 없다”

  • 입력 2006년 6월 29일 17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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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들었던 북한 측 설명과 하나도 달라진 것이 없다."

29일 오후 5시 경 일본 TV를 통해 방영된 김영남 씨의 기자회견을 본 요코타 시게루(橫田滋) 씨는 이렇게 단언했다.

이날 예정된 기자회견에는 일본인 납치피해자인 요코타 메구미(실종당시 13세) 씨에 대해 새로운 정보를 들을 수도 있다는 기대로 뜨거운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김영남 씨가 메구미가 1994년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로 사망했다는 그간의 북한 측 설명을 되풀이하자 일본 언론들은 '역시나' 하는 반응들을 보였다.

시게루 씨는 "가짜 유골을 보내 우리를 납득시키려 했던 2004년도의 상황과 똑같다"며 "우리로서는 일본 정부에 메구미의 생존을 전제로 협상을 지속할 것과 잘 안될 경우 북한에 대해 경제제재를 하라고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게루 씨는 또 "(김 씨가) 혜경을 일본에 보내지 않겠다는 부친의 심경에 대해서는 뭐라 할 수 없는 일"이라며 "혹 유학을 올 의사가 있다면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메구미의 어머니 요코타 사키에(橫田早紀江) 씨는 "김 씨가 얼마나 본심을 말했는지 의심스럽다"며 "어제(모자상봉)의 경우도 감시원들이 주변에서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었다. 김 씨는 여러 곳에서 압력을 받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납치피해자를 구하는 모임' 니시오카 쓰토무(西岡力) 부회장은 "자신을 납치한 나라에 감사의 말을 해야 하는 김 씨도 괴로울 것"이라며 "납치가 인권침해라는 것에 대해 한국인들은 자꾸 잊어버리는 듯하다"고 꼬집었다.

1977년 납북된 메구미는 현재 피랍 일본인의 상징적 인물이 됐다. 북한은 메구미가 94년 숨졌다고 주장해왔지만 일본은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북측이 메구미의 유해라고 건네준 것이 가짜라는 유전자검사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도쿄=서영아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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