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백악관’ 더 넓게 더 안전하게

  • 입력 2006년 5월 10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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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대통령 전용 헬기인 ‘머린 원(Marine One)’을 이름에 걸맞게 ‘움직이는 백악관 집무실’로 만들기 위해 2014년까지 61억 달러(약 5조7000억 원)를 투입한다.

미국 월간 과학전문지 ‘파퓰러 사이언스’는 5월호에서 “지난해 1월 새 전용헬기로 선정된 VH-71의 제작이 올여름부터 시작될 것”이라며 “모두 23대가 제작되고 헬기 교체와 부대비용으로 61억 달러가 투입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헬기의 대당 가격은 1억1000만 달러(약 1000억 원).

해병대 1호기를 뜻하는 머린 원은 미국 대통령이 타고 있는 헬기를 부르는 콜사인. 미국 대통령이 탄 비행기는 공군 소속이면 에어포스 원(Airforce One), 해군 소속이면 네이비 원(Navy One)이란 콜사인으로 불린다.

미국 대통령은 통상 해병대 소속의 HMX-1 나이트호크 편대에 속한 19대의 헬기 중 하나를 탄다. HMX-1 나이트호크 편대는 현재 VH-3 시킹과 UH-60 블랙호크로 구성돼 있으나 헬기의 노후화로 대체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1월 입찰경쟁 결과 록히드마틴사의 VH-71이 시코르스키사의 VH-92를 누르고 선정됐다.

잡지에 따르면 새 헬기의 내부 공간은 18.6m²로 VH-3 시킹 헬기의 10.8m²보다 배 가까이 넓다. 넓은 내부 공간을 활용해 방어와 통신 시스템을 크게 개선한 ‘모바일 오벌 오피스(Mobile Oval Office)’를 만들겠다는 것이 이번 헬기 대체의 목표다.

새 헬기는 3000마력 엔진 3개를 장착해 쌍발 엔진인 VH-3 시킹 헬기의 경우 엔진 1개가 멈출 경우 비상 착륙해야 하는 것과는 달리 이들 중 하나가 고장 나더라도 비행을 계속할 수 있다. 강화된 고강도 알루미늄 합금 동체는 15중력 가속도 이상의 충돌을 견딘다.

레이더 경보 수신기와 레이더 탐지기, 대공(對空)미사일 교란용 플레어 발사기 등 방어시스템이 장착되고 백악관 및 국방부 컴퓨터 시스템과 상시 연결된 통신시설이 갖춰진다.

내부 공간에는 화장실과 주방시설이 있고, 사진 촬영을 위해 대통령이 고개를 숙이지 않고 내리고 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접이식 계단도 설치된다.


송평인 기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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