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6년 3월 28일 17시 39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이날 최초고용계약법(CPE)에 저항하는 전국적인 파업과 시위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공무원과 국영기업체 직원 500만여 명과 회사원 150만 명이 파업에 참가했다. 하루 동안 135건의 시위가 일어났다. 노동총동맹(CGT)은 이날 이번 사태가 분수령을 맞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CPE법은 26세 미만 근로자에 대해 취업 후 첫 2년간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고도 자유롭게 해고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핵심.
노동계와 학생 단체는 정부가 이 법을 철회하지 않으면 다음달 4일에도 이날과 같은 총파업과 시위를 벌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혼돈의 '검은 화요일'=파리의 지하철과 교외선 차량의 절반 이상이 운행을 중단해 출근길 교통 혼잡이 극심했다. 고속열차 TGV는 차량의 3분의 2만 운행됐다.
이미 상당수의 대학과 고교가 폐쇄되는 등 학원이 파행 운영되고 있는 가운데 교사들까지 이날 파업에 참가했다. 사회당과 공산당을 포함한 야권도 시위에 동참했다.
학생들은 이날의 노동자 학생 연대 파업과 시위에 이어 30일에는 기차역과 주요 도로를 점거하는 실력 행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노조 지도자들은 총파업 이튿날인 29일 오전 회동해 향후 행동 방침을 정하기로 했다.
28일자 르 몽드에 따르면 여론조사 대상자의 83%가 자크 시라크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갈등을 해소해주기를 바랐다.
▽치안 우려=최근 파리 시내의 잇단 시위 때 교외지역 불량 청소년들의 행동이 예사롭지 않은데다 교외 지역에서 폭력사태가 일어났다. 경찰은 지난해와 같은 소요 사태가 재발될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소요사태의 진원지인 파리 북쪽 교외 센 생 드니 도(道)의 대학교와 고등학교 부근에서는 27일 오전 방화와 폭력 행위가 다시 발생했다. 학생 200~300명이 도로를 차단했고 몇몇 학교 주변에서 버스가 파괴됐다. 또 승용차 4대가 불타는 등 폭력 행위가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고교생 한 명이 다쳤다.
파리와 샤를 드골 공항을 연결하는 교외선 철도 중간역서도 경찰과 청소년 집단이 충돌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내무장관은 시위 때 교외 빈민가에서 몰려온 폭력배들의 난동에 휩쓸리지 말아달라고 학생 시위대에 경고했다.
▽여권 내 갈등: 시위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여권 내 2007년 대선 라이벌인 니콜라 사르코지 내무장관 겸 집권 대중운동연합(UMP) 총재와 드 빌팽 총리간의 대결기류도 심상찮게 돌아가고 있다.
드 빌팽 총리와 신경전을 펼치고 있는 사르코지 장관은 27일 북부 두에에서 열린 당 행사에서 드 빌팽 총리가 주도해 의회에서 통과시킨 최초고용계약법을 직접 비판하지는 않았지만 노동계와 대화 없이 법 제정을 강행한 드 빌팽 총리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최초고용계약법에 대한 반대 시위로 집권당의 지지율이 하락할 것을 우려하는 사르코지 총재는 사태 초기에는 말을 아꼈지만 시간이 갈수록 총리의 노선과 거리를 두고 있다. 이번 사태로 드 빌팽 총리에 대한 지지율이 크게 떨어지면서 사르코지 총재가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송평인기자 pisong@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