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정치 시험대’ 오르다

  • 입력 2006년 3월 20일 03시 05분


코멘트
1월 팔레스타인 총선에서 전체 132석 가운데 74석을 얻어 제1당이 된 하마스의 정치력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하마스의 이스마일 하니야(사진) 총리 내정자는 19일 새 내각 명단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마무드 아바스 수반에게 제출했다.

제2당(45석)인 파타당의 당수 아바스 수반은 하마스의 조각 안을 승인한 뒤 28일 이스라엘 총선 후 의회에 인준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나빌 아부 루다이나 수반 대변인은 “아바스 수반이 팔레스타인의 내정 공백을 우려해 거부권을 행사하진 않지만 하마스에 이스라엘과의 평화 협상을 추구해 온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와 자치정부의 기존 정책을 존중해 주도록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심을 잃지 않으면서도 이스라엘에 대한 무력 투쟁을 고집하는 하마스의 노선에 제동을 걸려는 전략이다.

▽테크노크라트 내각(?)=하마스는 18일 “각료 이름을 밝힐 수는 없지만 나자대학 교수 5명 등 학계 출신과 전문 기술인 중심으로 한 테크노크라트 내각을 꾸렸다”고 밝혔다. 대외적으로 무장단체 하마스의 내각이란 이미지를 없애려는 의도다.

하지만 알 자지라 방송은 이날 “24명의 각료 가운데 외교 치안 재정을 맡는 핵심 자리는 하마스가 차지하고 나머지 자리만 무소속 출신”이라고 지적했다.

▽재정난 해소가 최우선=하마스가 풀어야 할 숙제는 많다. 다른 정파의 협조를 얻어 내야 하는 데다 이스라엘이 줄기차게 시도하는 무력화를 막아내야 한다. 뉴욕타임스는 하마스가 풀어야 할 숙제 가운데 하나로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재정적 압박을 손꼽았다.

미국과 EU의 재정 지원이 중단될 경우 매월 1억1000만 달러의 재정적자에 직면해 팔레스타인 전체 인구의 3분의 1이 타격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이호갑 기자 gd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