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타는 2030년…유엔 “30억명 물부족 신음” 경고

  • 입력 2006년 3월 17일 0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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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이면 전 세계 30억 명이 물 부족을 겪을 것이다. 현재도 세계 인구의 20%인 11억 명이 더러운 물을 마시고 있다.’

‘물 공급의 양극화도 심각해져 미국과 아프리카 잠비아의 1인당 물 소비량은 120배 이상 차이가 난다.’

유엔은 16일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개막된 제4차 물 포럼을 앞두고 ‘물-공유된 책임’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584쪽짜리의 방대한 이 보고서에는 전 세계에서 진행되는 물 부족, 수질오염, 홍수피해 등 다양한 물 문제가 담겨 있다.

이 보고서는 특히 “21세기 들어 물 분쟁이 에너지 분쟁보다 더 많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계 물의 날인 22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포럼에는 세계 각국의 정부 관리와 전문가, 비정부기구(NGO) 관계자 1만여 명이 참석해 물 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한다.

▽물-공유된 책임=유엔 보고서는 지난 세기 세계 인구는 2배 증가한 반면 물 사용량은 6배나 늘었다고 밝혔다. 인구 증가에 맞춰 2030년까지 세계 식량공급이 현재보다 55% 늘어나면 물 사용량은 더 급격히 증가해 30억 명이 물 부족을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11억 명(세계 인구의 20%)이 깨끗한 물을 마시지 못하며, 인구 대국인 중국과 인도의 물 위생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선진국과 개도국 사이의 물 공급 양극화도 더 심화되고 있다는 것. 미국은 1인당 하루 500L의 물을 소비하지만 아프리카 잠비아는 4.5L, 말리는 8L에 불과하다. 유엔의 최소 권장량 50L에 훨씬 못 미친다.

이와 함께 전 세계 도시 인구가 현재는 50%에 못 미치지만 2030년에는 75%가 넘을 것으로 보여 도시 빈민층에 대한 식수 공급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물-분쟁의 도화선=물은 또 식량 및 공업 생산과도 직결된다. 따라서 물을 확보하려는 국가 간, 지역 간 갈등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지구촌에서 갈등이 심각한 곳은 요르단 강과 나일 강이 흐르는 지역이다.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의 한 원인은 시리아가 요르단 강 상류에 댐을 건설하려 한 데 있었다는 분석도 있다. 197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이집트 수단 등 아프리카 8개국의 나일 강 쟁탈 분쟁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터키와 시리아, 이라크는 유프라테스 강을 두고, 중국과 인도는 브라마푸트라 강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21세기 들어 5만∼30만 명의 희생자와 250만 명의 난민을 초래한 수단 다르푸르 대학살도 물 부족이 한 원인이다.

2개국 이상을 지나는 국제 하천은 50개국에 241개. 세계 인구의 40%가 인접국의 물에 의지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경쟁적으로 댐을 쌓아 물을 확보하려는 나라 간 경쟁으로 강의 생태계가 파괴되고 수자원이 급속히 고갈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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