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아소 외상 "일왕도 야스쿠니 참배해야"

  • 입력 2006년 1월 30일 16시 14분


과거사 관련 망언으로 물의를 빚어 왔던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외상이 이번엔 제2차 세계대전의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國) 신사에 일왕이 참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소 외상은 28일 나고야(名古屋)시에서 열린 공명당 의원모임에 참석해 "(야스쿠니 신사의) 영령은 '천황 폐하 만세'라고 했지 '총리 만세'라고 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며 "천황이 참배하는 것이 최고"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일왕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가 이뤄지면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가 야스쿠니를 참배할 필요가 없어져 한국, 중국과 마찰을 빚을 소지가 없어질 것이라는 인식을 나타낸 것이라고 일본 언론들은 풀이했다.

일왕은 야스쿠니 참배가 정치 문제로 부각된 1975년 이후 야스쿠니 신사를 찾지 않고 있다.

그는 또 한국, 중국이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 중단을 요구한데 대해 "일본 총리가 자기 나라에서 '여기는 가서는 안 된다'고 외국으로부터 지적받아서는 안 된다"며 "중국이 말하면 말할수록 가지 않을 수 없다. 담배를 피우지 말라고 하면 더 피고 싶어지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30일 "일본 국민의 상징인 천황이나 행정수반인 총리의 신사참배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며 "A급 전범이 합사되어 있는 야스쿠니 신사에 대한 참배는 전쟁을 미화하는 것으로, 식민지를 경험한 인근 국으로서는 수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한편 아소 외상은 "북한이 납치한 일본인은 당초 알려진 숫자보다 훨씬 많은 50명에 이른다"며 다음달 4일 재개되는 북일 정부간 협의에서 이들의 송환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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