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지에 몰린 이란 核…등돌린 러시아 들썩이는 油價

  • 입력 2006년 1월 14일 03시 02분


코멘트
농축 우라늄 핵시설 봉인 제거 이후 이란 핵문제가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제유가와 증시가 덩달아 출렁이고 있다.

▽러시아도 안보리 회부 긍정적?=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 3국 외교장관은 이란이 중부 나탄츠 시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봉인을 제거하고 핵시설을 재가동한 지 이틀 만인 12일 베를린에서 회의를 열고 유엔 안보리에 이란 핵문제를 넘기는 데 합의했다.

3국 외교장관은 공동성명에서 “이란과의 핵 협상이 종착점에 도달했다”며 “IAEA에 이란 핵문제의 안보리 회부를 결의하기 위한 특별 회의를 개최하도록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도 이날 모스크바의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러시아도 이란 핵문제의 유엔 안보리 회부를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이타르타스 통신이 전했다. 러시아는 최근까지 이란 핵문제의 안보리 회부를 주장하는 미국의 입장에 반대해 왔다.

미국 언론들은 이날 니컬러스 번스 미 국무부 정무차관이 다음 주 영국 프랑스 독일을 차례로 방문해 이란 핵문제에 대한 의견을 조율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안보리 회부 움직임에 대해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중재 의사를 내비쳤다. 아난 총장은 이날 안보리 대표들과 오찬을 한 뒤 “이란의 핵 협상 대표인 알리 라리자니 국가안보최고회의 의장과 전화 통화를 했다”며 “라리자니 의장이 대화를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으며 협상 시한을 정하길 원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4개월 만에 배럴당 65달러 선 돌파=이란 핵문제의 유엔 안보리 회부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12일 뉴욕 원유시장에서는 이에 따른 불안감이 작용해 한때 유가가 배럴당 65.05달러까지 치솟았다가 63.94달러로 마감됐다. 뉴욕 시장에서 유가가 65.05달러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10월 4일 이후 3개월여 만이다.

런던 원유시장의 2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는 0.45달러 오른 62.62달러에 거래됐다.

AFP통신은 런던의 유가 애널리스트를 인용해 “이란 핵문제가 안보리에 회부될 경우 국제 유가가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국제 유가의 동요에 따라 뉴욕 증시도 하락세를 보였다. 12일 다우존스 공업평균지수는 전날 대비 81.08포인트(0.73%) 하락한 11,962.36으로 마감됐다. 이로써 2001년 6월 이후 4년 반 만에 처음 11,000 선을 넘어섰던 다우존스지수는 사흘 만에 다시 11,000 아래로 떨어졌다.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