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니가타현 최고 4m ‘눈폭탄’

  • 입력 2006년 1월 7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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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열도가 연일 계속되는 폭설과 한파로 고속철도 신칸센(新幹線) 운행이 중단되고 곳곳에서 정전 피해가 잇따르는 등 몸살을 앓고 있다. 3m 이상의 적설량을 기록한 동해 연안의 이시카와(石川) 현과 니가타(新潟) 현에선 민가가 무너져 3명이 숨졌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대설 피해로는 처음으로 긴급사태를 선언하고 재해대책본부를 설치했지만 워낙 많은 눈이 내린 탓에 제설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상당수 주민들이 집밖에 나가지 못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일본 기상청이 관측한 전국 339개 지점 가운데 동해에 면한 니가타 현의 쓰난(津南) 정이 5일 393cm의 적설량을 나타내는 등 15개 지점에서 지금까지의 최대 적설량 기록을 갈아치웠다.

가장 피해가 심한 곳은 일본 동북부지방의 오지인 아키타(秋田) 현. 폭설의 영향으로 도쿄와 이 지방을 잇는 아키타 신칸센이 5일 불통돼 이용객 2만6000명의 발이 묶였다. 신칸센은 6일 낮 가까스로 운행을 재개했다. 아키타 신칸센의 운행 중단은 1997년 개통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아키타 시내를 운행하는 81개 버스노선이 모두 운행을 중단하고 일반 열차까지 멈춰 서면서 생선, 야채 같은 식료품이 품절되는 등 도시 기능이 사실상 마비됐다.

아키타 시 인근의 한 스키장은 리프트 좌석과 승강장에 100cm가 넘는 눈이 쌓이자 25명의 직원으로 눈을 치우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아예 영업을 포기했다. 스키장 측은 “처음엔 눈이 많이 오기에 반겼는데 폭설로 스키장 문까지 닫게 될 줄은 몰랐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대도시 중에선 나고야(名古屋) 시에 58년 만에 가장 많은 23cm의 눈이 내렸고 남쪽의 히로시마(廣島)도 172cm의 적설량을 나타냈다. 또 규슈(九州)엔 12월 적설량으로는 88년 만에 가장 많은 눈이 쌓였다.

유례를 찾기 힘든 한파도 일본 열도를 꽁꽁 얼어붙게 했다. 홋카이도(北海道)에서는 6일 오전 영하 30.6도가 관측돼 올겨울 최저치로 떨어졌다.

도쿄=박원재 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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