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홍콩 각료회의]한국대표 기조연설문 수정 소동

  • 입력 2005년 12월 15일 03시 03분


세계무역기구(WTO) 홍콩 각료회의에 한국 대표로 참석 중인 김현종(金鉉宗) 통상교섭본부장의 기조연설문이 14일 부처 간 논란 끝에 수정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국가의 중요한 대외 입장에 대해 연설 시간이 임박할 때까지 부처 간 조율이 없었다는 비판이 나왔다.

김 본부장은 이날 오후 3시 20분(현지 시간) 홍콩 컨벤션센터에서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었다.

미리 배포된 그의 연설 원고는 “한국은 농업을 포함해 국내적으로 민감한 부문이 있다. 그럼에도 협상 진전에 도움이 되도록 신축적일 용의가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이에 대해 취재기자들 사이에 “한국이 농업 부문을 양보할 의사가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았다.

정부의 WTO 각료회의 실무를 이끌어 온 최혁(崔革) 주제네바 대사는 “외교적 언급이며 특별한 의미는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최 대사는 “농업에서 우리는 주는 나라인 데 비해 공산품 분야 등 수출품은 다른 나라의 관세가 내려가면 진출할 여지가 많은 만큼 (농업 분야에서) 양보의 가능성을 열어둘 수도 있다는 의미”라고 덧붙여 논란이 지속됐다.

농림부 윤장배(尹彰培) 통상정책관은 농민들을 의식해 “정부의 공식 입장이 아니며 김 본부장의 연설 내용이 수정될 것”이라고 통상교섭본부에 불만을 나타냈다.

결국 오해의 소지가 있는 부분은 ‘농업 분야 자유화는 민감성을 고려해 이뤄져야 한다’로 바뀌었다.

홍콩=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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