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학 강국’ 올인…매년 공학박사 8000 석사 5만명 배출

  • 입력 2005년 10월 29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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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자국 대학들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쏟아 붓고 있다. 중국의 부국강병 정책을 실현하려면 먼저 ‘대학 강국’이 돼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머지않아 자국의 주요 대학들을 미국의 하버드대나 매사추세츠공대(MIT)를 비롯한 일류 대학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의지가 넘친다.

▽중국계 교수 블랙홀=중국 당국은 ‘대학 일류화 정책’을 10년 만에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 첫걸음은 이미 세계적 수준에 도달한 각국의 중국계 교수들을 영입하는 것이다.

2004년 미 프린스턴대에 재직하던 야오치즈(姚期智) 교수가 대표적 사례다. 야오 교수는 컴퓨터 부문에서 손꼽히는 학자로 평가된다. 그는 칭화(淸華)대가 자신을 부르자 주저 없이 중국행을 택했다.

푸단(復旦)대의 쉬톈(許田) 교수도 비슷한 경우다. 미 예일대의 유전학 교수인 그는 푸단대에도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8월에는 푸단대 연구소의 실적이 세계적 학술지인 셀(Cell)의 표지를 장식했다.

뉴욕타임스는 저명한 중국계 교수들이 중국으로 향하는 동기는 애국심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야오 교수는 “중국 이외의 다른 곳에서 연구 및 교육 활동을 한다고는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당국의 의지와 학자들의 애국심으로 중국의 청년층 가운데 대학생의 비율은 1978년 1.4%에서 최근에는 20%로 늘어났다. 공학 분야에서는 매년 44만2000명의 대학 졸업 이상 학력자들을 배출한다. 이 중 석사가 4만8000명, 박사가 8000명에 이른다.

대학 교육에 지원되는 예산은 2003년 104억 달러(약 10조8500억 원)로 1998년에 비해 2배로 늘어났다. 당시 1998년은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의 집권기였다.

▽과학 기술에 집중=중국 당국이 대학 교육에 집중 투자하는 이유는 중국을 부강한 나라로 만들기 위한 것이다. 이 때문에 당국의 지원도 과학 기술 분야에 몰리고 있다.

중국은 해외의 뛰어난 중국계 학자를 초빙한 뒤 훌륭한 기자재를 갖춘 연구소를 제공한다. 또 똑똑한 학생들을 선발해 이들 학자에게서 질 높은 교육을 받게 한다. 국가 발전의 동력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중국의 어린이들은 베이징(北京)대나 칭화대 등 명문대를 둘러보면서 ‘나중에 꼭 입학해야지’ 하는 의지를 가다듬는다. 라오쯔허(饒子和) 칭화대 교수는 “20년 뒤에는 MIT가 우리 학교의 성공 사례를 연구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이 정치학이나 경제학, 역사학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대학을 정치의 도구로 만들었다는 목소리도 대학 사회 내부에서 심심치 않게 들린다. 또 표현이나 비판의 자유를 허용하지 않아 독창적인 인재가 자라나기에는 아직 멀었다는 자조 섞인 분위기도 있다.

이 진 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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