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Words]밀러 기자는 ‘대량살상 여인’?

  • 입력 2005년 10월 24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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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man of Mass Destruction(대량살상 여인)”-모린 다우드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 신분 누설 사건(리크게이트·Leakgate)과 관련해 취재원 공개를 거부해 수감됐던 주디스 밀러 NYT 기자가 궁지에 몰리고 있다. 루이스 리비 부통령 비서실장과의 유착 사실이 드러나면서 권력이 기자를 이용해 자신들에게 유리한 정보를 흘린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

모린 다우드 칼럼니스트는 NYT 22일자 칼럼에서 밀러 기자를 ‘WMD’라고 표현했다. 대량살상무기(Weapons of Mass Destruction)의 ‘Weapon’을 ‘Woman’으로 바꾼 것이다. 밀러 기자가 행정부 고위 인사들의 말을 빌려 ‘이라크가 WMD를 보유하고 있다’는 ‘특종’(?)을 여러 차례 했지만 그 ‘잘못된 특종들’이 지금 사람을 ‘대량살상’하고 있다는 뜻이다.

NYT의 여론부장인 바이런 캘러미 씨는 아예 23일자 칼럼에서 ‘밀러 기자가 기자로 편집국에 돌아오기는 어려울 듯하다’고 밝혀 그의 퇴출을 시사했다. 퓰리처상을 수상한 야심만만한 ‘여성 WMD’는 지금 백악관을 폭풍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자신과 ‘언론자유’를 위해 그를 믿고 지지했던 수많은 언론인의 명예에도 상처를 입혔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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