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그린스펀’ 부시의 선택은

  • 입력 2005년 10월 20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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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에스트로(거장).’

지난 18년 동안 미국의 경제대통령 역할을 해 온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에게 붙여진 별명이다. 미국 역사상 유례없는 장기 호황의 공신인 그가 내년 1월 31일 퇴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요즘 월가(街)의 관심은 연방대법원 판사 청문회보다 오히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누구를 그린스펀 의장 후임으로 임명할지에 쏠리고 있다.

FRB 의장은 상원 청문회를 거쳐야 하므로 부시 대통령이 조만간 그린스펀 의장 후임을 임명해야 하기 때문. 이 자리는 나아가 미국 금리 조정을 통해 소비, 주식시장, 집값, 달러화는 물론 국가 간 자본이동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전 세계가 후임 인선 과정을 주시하고 있기도 하다.

부시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가 FRB를 신뢰하는 것은 FRB의 독립성 때문”이라며 정치적인 임명을 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이 그동안 고위직 임명 과정에서 ‘자기 사람’을 임명해 온 점에 비춰 그린스펀 의장 후임도 똑같은 패턴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는 사람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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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후보군은 벤 버넝키 백악관경제자문위원회 의장, 도널드 콘 FRB 이사,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교수, 글렌 허버드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장, 래리 린지 전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의장 등으로 좁혀지고 있다.

인선 시점이 다가오면서 후임자 알아맞히기와 후보군 자질평가 경쟁도 치열하다. 온라인베팅 회사인 트레이드스포츠닷컴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버넝키 의장이 후임자로 결정될 가능성이 38%로 다른 경쟁자들을 큰 폭의 차로 따돌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최근 경제학자 37명을 상대로 후보군 자질평가를 한 조사에서는 버넝키 의장과 콘 이사가 10점 만점에 평균 7.6점을 받아 공동 1위를 하기도 했다.

영국의 경제잡지인 이코노미스트는 최근호에서 대통령후보 지지선언을 하듯이 콘 이사를 공식 지지한다는 기사를 게재하기도 했다. 미국 경제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 후임 FRB 의장이 해결해야 할 문제가 적지 않다는 게 월가의 분석이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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