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유가-高금리에도 일자리 쑥쑥…美경제 거침이 없다

  • 입력 2005년 8월 8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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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高)유가와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7월 미국의 신규 취업자가 20만 명을 넘어서는 등 미국 경제가 경이적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고용시장이 크게 개선돼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고용 없는 성장’이 끝나고 ‘고용을 동반한 안정적 성장’으로 돌아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미국 노동부가 5일 발표한 ‘7월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신규 취업자가 20만7000명으로 조사됐다. 이는 당초 월가가 예상한 18만 명을 15% 정도 초과한 것.

올해 들어 월평균 19만1000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정도로 미국의 고용시장은 크게 개선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실업률도 6월 이후 5.0%에 머물고 있다. 7월 임금 상승폭도 0.4%로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높았다. 고용의 질이 개선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뉴욕타임스는 “전반적인 거시지표가 개선되고 있는 것과 동시에 일자리가 늘어났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미국 경제가 지난해 이후 경기침체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고용은 크게 늘지 않아 ‘고용 없는 성장’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6일 주례 라디오 연설에서 7월 고용통계를 인용하며 “가족과 함께 전국에서 여름을 즐기고 있는 미국인은 우리의 경제를 낙관해도 된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호전되고 있는 것은 취임 초기에 의회의 반대를 무릅쓰고 추진했던 감세정책이 경기를 촉진해 성장을 이끌고 있다고 자평했다.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올해 1분기(1∼3월)에 3.8%, 2분기(4∼6월)에 3.4%를 나타내는 등 성장에 탄력을 받고 있다.

최근 고용과 성장 등 주요 거시지표가 잇따라 좋게 나오면서 이제 뉴욕증시 투자자들은 오히려 너무 좋아진 경제 환경을 우려하고 있다. 경기가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호전돼 물가인상 압력이 커지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인상 행진을 더 강도 높게 펼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7월 고용보고서가 나온 5일 뉴욕증시에서는 이 같은 우려를 반영해 주가가 하락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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