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끓는 분노에 日 우왕좌왕

  • 입력 2005년 4월 12일 18시 40분


코멘트
일본이 중국의 반일 시위 대책을 놓고 우왕좌왕하고 있다. 대화를 통한 해결을 강조하면서도 사태의 근저에 있는 역사 문제는 여전히 외면하고 있다.

▽수뇌회담 추진=마치무라 노부타카(町村信孝) 일본 외상은 17일 리자오싱(李肇星) 중국 외교부장과의 회담에서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중일 정상회담을 제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22일부터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아시아 아프리카 정상회의 때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와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수뇌회담을 갖도록 하자는 것. 이번 시위를 양국 간에 단절된 수뇌회담의 복원 계기로 역이용하겠다는 계산이다.

일본 정부가 대화에 적극적인 것은 기업들이 대중 투자 계획을 보류하고, 철강 해운 유통 등 중국시장 비중이 큰 업종의 주가가 하락하는 등 반일시위 여파가 일본 내로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경단련(經團連)의 오쿠다 히로시(奧田碩) 회장도 11일 중일관계 회복을 위한 정상회담을 촉구했다.

▽책임론 외면=민주, 사민, 공산당 등 야당과 아사히신문 등 언론은 11일에 이어 12일에도 “일본 측 대응에도 잘못이 있다”며 고이즈미 정권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였다.

아사히신문은 12일 사설에서 일본이 한국 중국 러시아 등 모든 주변국과 불편해져 사면초가에 빠진 데에는 고이즈미 총리의 무능한 외교가 책임이 크다고 비판했다. 특히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를 계속하는 데 대해 총리의 결단을 촉구했다.

그러나 고이즈미 총리는 11일에 이어 12일에도 “야스쿠니신사 참배와 반일시위는 별개 문제”라고 말해 반일시위에 일본의 책임이 없음을 강조하면서 신사 참배 계속 의사를 거듭 내비쳤다.

그는 또 12일 총리 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나 반일시위의 책임이 일본 정부의 ‘역사문제’ 대처에 있다는 지적을 반박하면서 “이는 오랜 세월의 역사적 문제나 반일 감정도 작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도쿄=조헌주 특파원 hansch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