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대통령에 탈라바니…첫 민주적 절차로 수뇌부 구성

  • 입력 2005년 4월 6일 18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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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의 잘랄 탈라바니(72) 쿠르드애국동맹(PUK) 총재가 6일 새 대통령으로 뽑혔다. 7일에는 실질적으로 이라크를 통치할 총리 직에 시아파 지도자 이브라힘 알 자파리 씨가 선출된다.

최초의 민주적인 절차에 의해 구성된 새 정부의 수뇌부가 결정됨으로써 향후 내각 구성, 헌법 제정, 국민투표 등 남아 있는 정치 일정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새 대통령, 탈라바니=7일 제헌의회 의원 275명은 탈라바니 총재를 대통령으로 선출했다. 아델 압둘 마디(시아파) 전 재무장관과 가지 알 야와르(수니파) 전 대통령은 부통령에 선출됐다. 종족 간의 합의결과라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탈라바니 신임 대통령은 취임 연설에서 “민주주의에 기초한 독립적이고 통합된 이라크를 만들겠다”며 국민의 인권보호를 강조했다.

당초 새 대통령 선출은 1월 30일 총선 후인 2월 말로 잡혀 있었다. 그러나 수니파에 대한 배려 수준을 놓고 시아파와 쿠르드족 간에 의견이 엇갈리면서 의회 의장단과 대통령 선출이 늦어졌다.

이번 대통령 및 부통령 선출에서는 철저히 종족 간 균형 안배 원칙이 지켜졌다. 총선을 통해 제2 정당으로 부상한 쿠르드족이 대통령을, 최대 정당인 시아파와 소수 정당으로 몰락한 수니파가 각각 부통령을 나눠 맡았다.

▽이라크, 어디로 가나=신임 탈라바니 대통령과 자파리 총리 예정자의 앞길은 결코 순탄치 않다.

우선 치안확보가 급선무다. 이를 위해 탈라바니 대통령은 취임 직후 이웃 국가들에 해외파 저항세력이 이라크로 유입되는 것을 막아 달라고 촉구했다. 종파와 종족에 따라 흩어진 민심의 조속한 수습도 그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AP통신은 향후 종족갈등의 최대 불씨로 키르쿠크 문제를 꼽았다. 석유 생산지인 북부 최대 도시 키르쿠크를 자치지역으로 만들겠다는 쿠르드족의 요구에 시아파 지도자들은 8월 15일까지 마련될 헌법 초안에서 키르쿠크의 지위를 규정짓자는 제안을 내놓고 있다.

쿠르드 독립 문제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인접국, 높아져 가는 반미감정, 재건 과정에서 미국과의 관계 설정 등도 새 정부가 풀어야 할 숙제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쿠르드 독립운동에 한평생▼

잘랄 탈라바니(72) 신임 대통령은 평생을 쿠르드 독립운동에 바쳐 왔다.

1933년 이라크 켈칸에서 태어난 그는 1951년 쿠르드민주당(KDP)에 가입했다가 1964년 탈당했다. 그는 1975년 “현대적이고 민주적으로 쿠르드 사회를 재건하고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겠다”며 쿠르드애국동맹(PUK)을 결성했다.

올 1월 30일 총선에서 정적이자 KDP의 대표인 마수드 바르자니 씨와 손잡고 쿠르드연맹리스트(KAL)를 결성한 뒤 165명을 공천해 제헌의회 의석 275석 가운데 70석을 확보했다. 시아파 연합정파인 이라크동맹연합(UIA)에 이어 원내 제2당으로 부상하면서 새 정부에서 핵심 요직에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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