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외교 국방장관들 “대만해협은 공통전략목표”

  • 입력 2005년 2월 21일 17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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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일본의 외교 및 국방장관이 참석한 미일 안보협의위원회(2+2회담)가 대만해협을 공통전략목표로 설정한 데 대해 중국이 ‘국가안전을 위협하는 도발’이라고 발끈하고 나섰다. 반면 독립노선을 추진해 온 대만은 쌍수를 들어 환영했으며 일본 언론 대부분도 동아시아의 평화 정착을 위한 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중국의 분노와 미일 의도 분석=중국 외교부는 20일 미일의 외교·국방장관 회담 직후 성명을 내고 “중국에 대한 내정간섭이며 주권 침해”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21일 논평을 통해 “중국의 주권과 영토 통합, 국가안전에 대한 노골적인 간섭”이라며 “중국 인민은 결코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중국의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미국과 일본이 사상 처음으로 대만해협을 공통전략목표로 설정한 것은 중국을 가상의 적(敵)으로 삼은 양국의 세계전략의 일환으로 분석했다.

한 전문가는 “미국과 일본은 중국의 부상을 향후 양국의 전략적 이익을 위협할 최대 요소로 간주하고 있다”면서 “사상 처음 대만해협을 공통전략목표로 적시한 것은 중국의 경제 대국화를 군사전략 차원에서 다루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홍콩 언론들은 “미일은 잠수함을 내세운 중국의 급속한 해군력 증강에 대해 특히 우려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11월 중국의 핵잠수함이 일본 영해를 침범한 것이 양국 공동성명의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대만, “안보에 도움 될 것”=대만 외교부는 20일 “대만 안보에 큰 도움이 될 양국의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급진 대만독립 노선을 추진해 온 리덩후이(李登輝) 전 총통은 “중국이 대만 독립을 반대하기 위해 3월 입법을 추진하고 있는 ‘반국가분열법’은 미국과 대만의 반감을 사고 있다”면서 “미일 공통전략목표에 대만해협이 포함됨으로써 중국의 대만 무력침공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 환영 속의 대중 관계 신중 촉구=오노 요시노리(大野功統) 방위청 장관은 21일 “정보의 수집, 공유, 분석 등 가능한 모든 분야에서 (미국과) 협력을 강화하겠다”면서 “두 나라의 일체화는 더욱 튼튼해질 것”이라며 미일 동맹의 수준 격상 방침을 밝혔다.

NHK를 비롯한 대부분의 일본 언론도 미일 양국이 공동발표문을 통해 전면적인 협력을 다짐한 만큼 △주일 미군기지 재편 △군 기지의 공동 사용 △자위대와 미군의 역할 분담 등에 대한 논의가 빨라질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아사히신문은 사설에서 “일본은 중국의 군사대국화에 신경을 써야 하지만 중국은 어디까지나 일본의 인접국”이라며 “일본이 해야 할 일은 중국에 자제와 투명성을 요구해 긴장 해소에 힘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베이징=황유성 특파원 yshwang@donga.com

도쿄=박원재 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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