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통령 일일 정보보고 CIA→네그로폰테…美정보권력 이동

  • 입력 2005년 2월 21일 17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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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그로폰테 국가정보국장
네그로폰테 국가정보국장
존 네그로폰테 주 이라크 대사가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에 앉으면 미국 정보조직에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뉴욕타임스가 20일 보도했다.

우선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하는 ‘대통령 일일 정보보고(President's Daily Brief)’를 국가정보국장이 맡는다.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 재직 때 시작된 ‘대통령 일일 정보보고’는 58년간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해온 일. CIA가 어떤 정보를 선택하고 어떤 예측을 하느냐에 따라 대통령의 결심이 좌우됐다.

통상 10개 정도의 주제를 다루는 20쪽짜리 이 보고서는 대통령 외에 10여 명의 최측근만 볼 수 있는 극비서류. CIA는 이제 네그로폰테 국장을 통해 대통령에게 간접보고를 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CIA 국장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매일 아침 백악관에서 최고위층만이 참석하는 ‘오벌 오피스 회의’에서도 제외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부통령, 국무장관, 국방장관 등 핵심 인사가 참석하는 이 회의에는 CIA 국장 대신 국가정보국장이 참석하게 된다.

뉴욕타임스는 오벌 오피스 회의에서 정보 브리핑을 하는 인물이 CIA 국장에서 국가정보국장으로 바뀌는 것은 정보세계의 ‘권력의 추’가 이동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주 “모든 정보는 네그로폰테 지명자의 사무실로 접수될 것”이라며 “그가 적절하다고 생각하면 내가 읽을 것이고 그가 시간낭비라고 생각하면 나는 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정보국장은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이 관장하던 국방부 내 정보기구 관리 및 예산편성권도 갖는다. 미국의 정보관련 예산은 400억 달러로 이중 대부분을 국방부의 국방정보국(DIA) 국가안보국(NSA) 국가정찰처(NRO) 등이 사용하고 있다.

국가정보국장은 지금까지 CIA 국장이 받아온 연방수사국(FBI), 국무부 정보조사국, 국토안보부 정보분석처 등의 보고도 받는다. 럼즈펠드 장관과 포터 고스 CIA 국장이 이를 결사 반대했지만 관철되지 않았다.

박혜윤 기자 parkhy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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