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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1월 5일 17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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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색 반팔 티셔츠 차림에 대빗자루와 쓰레기를 수거할 봉지를 든 태국 한인회 푸껫 지부 200여 명의 교민이 해변 곳곳을 누비며 청소에 나선 것. 이날 청소 봉사에는 삼성전자 방콕 주재 직원 200여 명도 합류했다.
푸껫의 해변은 대부분 원상복구가 되고 있지만 파통 해변은 여전히 부서진 건물 더미가 널려 있었다. 그러나 이날 오렌지색 물결이 지나간 뒤 해변의 잔디밭과 건물들은 말끔한 모습을 되찾았다.
진명표 한인회장은 “이번 청소를 통해 지지해일의 악몽을 씻었으면 한다”고 기원했다. 그는 “지금까지 한국인 시신을 찾고 장례식을 치르는 데 주력했다면 이제부터는 새로운 푸껫 만들기에 나설 것”이라고 다짐했다.
사실 지진해일의 충격은 푸껫의 한국 교민 사회 기반을 송두리째 흔들었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해안의 ‘판와 스파’는 지붕만 남긴 채 무너져 버려 투자한 3억 원 이상의 자금을 고스란히 날릴 판이다. 한국인 관광객의 발길도 뚝 끊겨 교민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푸껫 한인 1000여 명 대부분이 가이드, 식당, 장비 대여 등 관광업에 종사하고 있기 때문.
1월 푸껫에 신혼여행을 오기로 했던 100여 쌍의 신혼부부가 예약을 모두 취소했다. 2월 예약을 취소하는 전화도 줄을 잇고 있다. 지진해일 피해를 전혀 보지 않은 방콕까지 예약이 70%가량 취소됐다. 결국 ‘태국은 사지(死地)’라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굳어지고 있다. 진 회장은 “그래도 지진해일은 일회성이어서 언제 끝날지 모르는 전염병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보다는 낫다”며 “이젠 슬퍼하기보다 새로운 출발을 준비할 때”라고 강조했다.
푸껫(태국)=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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