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감옥은 이슬람전사 양성소”

  • 입력 2004년 12월 9일 18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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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에 사는 아랍인 압둘라 씨는 최근 2년 동안 다섯 번 감옥에 다녀왔다.

그는 하루 21시간 창문 하나 없는 감옥에 갇혀 살았다. 햇빛을 보는 시간은 하루에 두 번 있는 산책시간뿐. 동료 수감자 말고는 이야기 상대도 없었다.

세 번째 수감됐던 파리의 라상테 감옥에서 압둘라 씨는 예언자 마호메트에 관한 책을 읽었다. 네 번째 플뢰리 메로기스 감옥에서는 마호메트의 삶과 사후에 관한 DVD도 봤다. 그때부터 압둘라 씨는 이슬람을 위해 몸 바치기로 맹세했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은 9일 압둘라 씨의 삶을 전하며 “유럽의 감옥이 과격 이슬람교도를 만드는 양성소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럽 내 아랍인의 비율은 약 10%. 하지만 유럽 국가의 감옥에 수감된 죄수 가운데 60% 이상이 아랍인이다. 유럽 사회의 최하층을 이루면서 생계형 범죄를 자주 저지르기 때문이다.

이들은 감옥에서 종종 ‘이슬람 전사’가 돼 나온다. 최근 스페인에서 폭탄테러를 모의하다 붙잡힌 용의자는 “감옥에서 만난 이슬람교도들을 모아 이번 일을 꾸몄다”고 자백했다. 이 신문은 “유럽 국가들은 수감자의 인종 및 종교적 변화에 둔감하다”며 “아랍인 수감자들의 생활상은 여러 측면에서 함축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전했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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