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네 프랑크에 네덜란드 시민권을”…정부선 난색

  • 입력 2004년 10월 5일 19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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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네 프랑크를 네덜란드 시민으로!’

‘안네의 일기’로 유명한 유대인 소녀 안네 프랑크(사진)가 사망한 지 거의 60년이 지나 네덜란드가 시민권을 부여하는 문제로 떠들썩하다.

5일 BBC 인터넷판에 따르면 현재 네덜란드에서 안네에게 시민권을 주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해 최근 네덜란드 법무부는 “현행법상 불가능하다”고 결론지었다.

이런 여론은 네덜란드 TV방송국 KRO가 ‘역사상 가장 위대한 네덜란드인’ 선정 투표를 진행하며 202명의 후보에 안네를 포함시키면서 촉발됐다.

독일 태생으로 4세 때 가족과 함께 네덜란드로 이주한 안네는 1945년 3월 16세 때 나치 독일의 유대인 학살에 희생됐으나 사망 당시까지 네덜란드 시민권이 없었다.

그러나 정부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안네가 네덜란드어로 일기를 썼으며, 유대인 학살에 저항하는 네덜란드인을 상징한다”는 점을 들어 그에게 시민권을 줘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다. AP통신은 5일 “국회의원 150명 중 과반수가 찬성하고 있다”면서 “이들이 안네에게 네덜란드 시민권을 주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네덜란드 이민 당국은 “자칫 2차대전 이전 네덜란드로 건너온 수만명의 독일계 유대인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걱정하고 있다. “나치의 학살로 희생된 수많은 유대인 중 왜 유독 안네만 중요하게 생각하느냐”는 반대 여론도 있다.

화가 렘브란트와 반 고흐, 철학자 에라스무스, 축구선수 굴리트, 맥주 재벌 하이네켄 등 과거와 현대의 후보를 망라한 ‘역사상 가장 위대한 네덜란드인’ 명단은 다음주 발표된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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