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해외 쇼핑-관광-사냥 안한다”

  • 입력 2004년 7월 20일 19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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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쇼핑이나 관광을 하지 않고 사냥도 안 한다.”

역대 미국 국무장관에 비해 해외출장을 잘 다니지 않는다는 최근 워싱턴포스트의 지적에 대한 콜린 파월 국무장관의 해명이 워싱턴 정가에 화제다. 자신의 해외여행 기피를 변호하면서 전임 장관들의 해외여행 관행을 은근히 비난한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파월 장관은 워싱턴포스트의 보도가 있은 다음날인 15일 미국평화연구소(USIP)에서 연설하면서 “내가 다른 국무장관들보다 여행을 적게 해 전통을 깨뜨렸다고 하는데 그 전통은 내가 별로 신경 쓰지 않는 전통”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통이 깨진 것은 내가 쇼핑도, 관광도 별로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사냥도 하지 않고 그 밖에도 하지 않는 게 많기 때문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포스트는 19일 쇼핑을 하지 않는다는 발언은 런던에서 옷을 사느라 시간을 많이 보낸 워런 크리스토퍼 전 장관을 의식한 발언 같다고 해석했다.

또 관광을 하지 않는다는 말은 ‘문화외교’를 이유로 관광을 많이 한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장관을, 사냥을 하지 않는다는 말은 몽골에서 산양 사냥을 한 적이 있는 제임스 베이커 전 장관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것. 그 밖에도 하지 않는 것이 많다는 말은 골프를 즐겼던 조지 슐츠 전 장관을 지목한 것일 수 있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파월 장관의 발언에 대해 한 전직 국무장관의 보좌관은 “‘나는 외교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어야 한다”며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파월 장관은 재임 42개월 중 180일 동안 해외출장을 했는데 이는 3명의 전임 장관 평균보다 45% 적은 것이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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