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저트의 마술사’ 메스니어 주방장 25년만에 백악관 은퇴

  • 입력 2004년 6월 3일 19시 08분


25년 동안 미국 백악관 주방에서 일해 온 롤랜드 메스니어 디저트 담당 주방장이 폴란드 국빈을 위해 특별히 만든 디저트를 자랑하고 있다.-사진제공 워싱턴 포스트
25년 동안 미국 백악관 주방에서 일해 온 롤랜드 메스니어 디저트 담당 주방장이 폴란드 국빈을 위해 특별히 만든 디저트를 자랑하고 있다.-사진제공 워싱턴 포스트
미국 백악관 주방에서 25년 간 일해 온 ‘디저트의 마술사’ 롤랜드 메스니어 디저트 담당 주방장(60)이 다음달 말 백악관을 떠난다.

메스니어씨는 1979년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부인 로절린 카터 여사에 의해 요리사로 발탁돼 백악관 주방에서 일해 왔다.

그는 로널드 레이건, 조지 부시,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현 대통령 가족은 물론 백악관을 방문한 수많은 외국 국가원수와 손님들을 위해 독특한 디저트를 만들어 제공해왔다.

프랑스 출신인 메스니어씨는 14세 때 시골 빵 가게에서 허드렛일을 하면서 빵과 과자 만드는 기술을 배우기 시작했다. 이후 파리와 독일 하노버, 함부르크를 거쳐 영국 런던 사보이호텔 주방 요리사로 근무했다.

그가 백악관에 들어간 것은 76년부터 백악관에서 멀지 않은 버지니아주 핫스프링스에 있는 홈스테드 리조트에서 일하면서 명성을 얻은 게 계기가 됐다. 그는 이곳에서 무려 560가지의 디저트를 개발해 소문이 자자했다.

당시 백악관의 디저트는 최고급 식당에서 조달하는 것이 관례였다. 그러나 메스니어씨는 “백악관 손님에게 제공하는 쿠키나 아이스크림 등 디저트는 모두 백악관에서 직접 만들고 내가 먼저 맛을 봐야 한다”는 원칙 아래 수많은 디저트를 개발했다.

외국 귀빈들을 위해서는 그 나라와 관련된 이미지를 찾아내 디저트를 만들기도 했다. 영국 여왕을 위해서는 초콜릿으로 마차를, 케냐 대통령을 위해서는 갈색 설탕으로 기린을, 일본 국왕을 위해서는 초밥(스시)이 들어간 디저트를 만들어 감동시켰다.

그의 은퇴 소식에 로라 부시 여사는 “국빈과 우리 가족의 친구들에게 제공하는 그의 디저트는 늘 우리를 자랑스럽게 만들었다”면서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9월경 저서 ‘디저트 대학’을 출간할 예정이며 앞으로 강의와 디저트 요리사들을 위한 개인교습도 계획하고 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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