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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5월 17일 19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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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속한 민간 이양=미 국방부는 정보업무를 대신 해주는 민간업체들에 둘러싸여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17일 전했다. 민간 정보업체들은 위성사진 확보에서부터 분석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업무를 수행한다.
최근 몇 년간 미 국방부가 민간업체에 지불한 정보업무 비용은 수십억달러(약 수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소규모 민간업체들은 파키스탄 국경지대와 같은 위험지역에 전직 정보요원들을 공급하는 일을 맡기도 한다.
아부그라이브 수용소에서 포로 신문과 통역까지 민간업자들이 수행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전직 CIA 직원들조차 “그런 민감한 일까지 민간인에게 맡기다니…”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고 이 신문은 소개했다.
아부그리아브 수용소에서는 ‘CACI 인터내셔널’과 ‘타이탄’ 등 2개의 민간업체 직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민간 이양은 당초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것이었다. 덕분에 은퇴한 CIA 요원들은 몸값이 올라 민간인 신분으로 다시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
▽정보업무 은폐 의혹=정보업무를 민간업체가 맡으면서 국민들이 전반적인 상황을 파악할 수 없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정보업무에 종사하는 민간인들은 물론 의회조차 아웃소싱의 예산 규모가 기밀로 분류돼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민간업체가 고용한 정보요원들의 활동을 감시, 견제할 수 없는 것도 문제점. 정보업무의 민간 이양이 ‘저비용’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채 정보부문의 불투명성만 높인다는 지적도 나온다.
CACI 인터내셔널은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는 회사. 하지만 증시 분석가들은 이 업체가 정치적으로 민감한 신문 활동에 간여하는지조차 알지 못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했다.
무엇보다 정보업무의 민간 이양은 국민이 정부의 활동을 알 수 없도록 차단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브루킹스연구소 피터 싱어 연구원은 “많은 사람들이 민간업체가 정보업무를 담당할 때의 경제적 측면만 지적하지만 정작 정부가 누리는 정치적 이득은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진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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