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네디 암살 40주년]피격순간 전설이 된 ‘영원한 대통령’

  • 입력 2003년 11월 17일 19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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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서 영웅, 죽어서 전설이 된 존 F 케네디 35대 미국 대통령.

22일로 그가 암살된 지 40주년을 맞는다. 미 언론 방송 출판 학계는 그를 재조명하는 기획물을 일제히 내놓을 예정이어서 후끈 달아오른 ‘케네디 추모’ 열기를 반영하고 있다.

▽영원한 케네디=ABC 방송은 20일 그의 암살 의혹에 ‘종지부를 찍는’ 특집물을 방송한다고 발표했다. 그가 피격된 미 댈러스 현장의 지도 설계도 영상물 검시보고서 등을 컴퓨터로 영상 처리해 상황을 재현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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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1년째에 접어든 1954년 미국 워싱턴 조지타운의 집 발코니에서 망중한을 즐기고 있는 존 F 케네디(당시 상원의원·오른쪽)와 재클린 부부. -동아일보 자료사진

여기서 내려진 결론은 1964, 78, 88년 미 정부와 의회 차원의 조사에서 번번이 논란이 된 ‘제3자 개입설’을 일축하고 ‘의심할 여지없이 리 하비 오스왈드의 단독 범행’이라는 데 모아진다. 오스왈드를 사살한 잭 루비 역시 케네디의 추앙자로서 순수한 분노가 범행 동기였다고 결론짓는다. ABC는 내년에 ‘케네디가 사람들’이라는 22부작 드라마도 선보일 예정.

출판계에서도 줄지어 관련 서적을 펴내고 있다. 미 보스턴대 역사학 교수 로버트 댈럭이 펴낸 ‘끝나지 않은 생애:존 F 케네디 1917∼1963’과 저널리스트 세이모어 허시가 펴낸 ‘캐멀롯의 어두운 면’ 등.

허시씨는 케네디 전 대통령이 마피아, 여배우 메릴린 먼로와 관련이 있었으며 피델 카스트로 암살을 기도했다고 공개했다. 댈럭 교수는 케네디 전 대통령을 조지 워싱턴, 에이브러햄 링컨, 프랭클린 루스벨트와 함께 미국 최고의 대통령이라고 평가하면서 “그는 46세의 모습으로 미국인의 뇌리에 영원히 정지해 있다”고 썼다.

▽케네디는 어떻게 전설이 되었나=댈러스는 아직도 ‘대통령을 죽인 도시’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케네디 전 대통령의 댈러스 방문 전날 그를 반역 혐의 수배범으로 그린 전단이 시내에 나돈 것이 큰 역할을 했다. 이후 댈러스에는 그를 추모하는 ‘6층 박물관’과 ‘추모광장’이 세워졌으며, 박물관에는 매년 220만명이 찾는다.

그가 전설이 된 것은 비극이 너무나 드라마틱했고, 모든 것이 TV로 중계됐다는 데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그는 암살 당일 길가의 환영객들을 위해 전용차의 방탄 덮개를 걷으라고 지시했다. 패기 넘치고, 젊은 대통령이 아름다운 부인 앞에서 죽어가는 모습, 성조기가 덮인 관, 거수경례하는 어린 아들 등 일거수일투족이 생중계되면서 국민의 비통함을 극에 달하게 하는 상승작용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더욱이 대표적 정치 명문가인 케네디 가문의 남자들에게 비운이 잇따르면서 대중의 연민과 동정을 사게 됐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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