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학생 615명 중 87.5% ‘여성’ 문구 삭제 반대
“정체성 부정하는 행위…일방적 개정 중단하라”
동덕여자대학교 총학생회가 9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학 본부 측을 규탄하고 있다. 총학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학칙 개정과 관련해 학칙 총칙에서 ‘여성’과 ‘창학정신’ 문구를 삭제하는 것에 대해 87.5%의 학생이 반대 의사를 밝힌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학교 측이 학생 의견 수렴 없이 학칙 개정, 발전계획을 추진했다며 이를 규탄했다. 2026.01.09. 서울=뉴시스
동덕여대 학생들이 학칙에서 ‘여성’과 ‘창학정신’ 문구를 삭제하려는 대학 본부의 움직임을 정체성 부정으로 규정하고, 일방적인 학칙 개정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동덕여대 제59대 총학생회는 9일 오전 서울 성북구 월곡캠퍼스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칙 개정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학생 의견 수렴 없는 학칙 개정과 발전계획 추진은 대학 운영의 민주성과 정당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중앙운영위원회가 지난 4~8일 재·휴학생 6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87.5%가 ‘여성’과 ‘창학 정신’ 문구를 삭제하는 데 반대 의견을 냈다. 대학 본부가 제시한 발전계획 중 학사구조 개편안에 대해서도 70.1%가 반대했다.
이번 학칙 개정안은 ‘지성과 덕성을 갖춘 여성 전문인 양성’이라는 문구에서 ‘여성’을 삭제하고, ‘창학정신과 교육이념’을 ‘교육이념’으로 축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학생들은 이를 사실상 남녀공학 전환을 위한 사전 작업으로 보고 ”1950년 설립 이후 여성 전문인 양성을 핵심 가치로 삼아온 대학이 공학 전환 이전에 스스로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앞서 대학 본부는 지난 2일 대학평의원회에서 논의될 안건으로 ▲2025학년도 추가경정예산 자문 ▲대학원 학칙 개정안 심의 ▲공학 전환 및 대학 발전계획 심의 ▲대학 학칙 개정안 심의 등 4건을 학생 측에 전달했다.
이 가운데 대학 발전계획은 지난해 12월 15일 열린 발전계획 설명회를 통해 학교 측이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으로, 사전 의견 수렴 절차는 없었다는 것이 학생회 측 주장이다. 총학생회는 같은 달 24일 발전계획 세부 내용에 대한 추가 자료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으나, 이에 대한 답변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해당 안건이 대학평의원회에 상정됐다고 밝혔다.
총학생회는 ”안건이 이미 상정된 이후인 지난 6일에야 회신을 받았지만,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나 일정은 제시되지 않은 기초안 수준에 불과했다“며 ”무엇을 어떻게 추진하겠다는 것인지조차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학생회 측은 ”학생 전원이 반대하더라도 안건이 가결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를 가진 대학평의원회에서 논의를 강행하는 것은 학생을 들러리로 세우는 비민주적 운영 방식“이라며 ▲학칙 개정안과 발전계획 심의 중단 ▲발전계획 수립·집행 전 과정에 학생 참여 보장 ▲학생과 학교가 동등하게 참여하는 실질적 논의 테이블 마련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학생 없는 발전은 존재할 수 없으며, 학생을 배제한 변화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며 ”오는 12일에 열릴 대학평의원회에서 학생들의 목소리가 실질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끝까지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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