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준교수, 한국인 첫 ‘뮈르달賞’ 수상

  • 입력 2003년 11월 8일 02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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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張夏準·고려대 BK21 교환교수·41·사진)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부 교수가 한국인 최초로 제도경제학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지닌 ‘뮈르달 상(賞)’을 받았다.

시상식은 8일 네덜란드 마스트리히트에서 열린다.

‘뮈르달 상’은 유럽 발전정치경제학회(EAEPE)가 스웨덴 출신의 군나르 뮈르달 교수(1974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를 기리기 위해 제정한 상으로, 지난 1년간 출간된 제도경제학 관련 서적 중 가장 뛰어난 책에 주어진다.

이번에 장 교수는 지난해 영국에서 출간한 ‘Kicking away the ladder(사다리 차버리기)’로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역사적 관점에서 본 개발경제학’이란 부제를 단 이 책은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 프랑스의 르 몽드, 홍콩의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 등에도 소개됐다.

‘사다리 차버리기’는 독일의 중상주의 경제학자 프리드리히 리스트가 사용했던 말. 보호무역주의로 성장한 선진국들이 다른 후진국들이 쫓아오는 것을 막기 위해 자신이 밟고 올라왔던 방식(사다리)을 부정하게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장 교수는 지난 10여년간 제3세계 경제와 범지구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세계화에 대해 문제제기를 해 왔다. ‘사다리 차버리기’는 제3세계 국가들에 일방적인 세계화에 대한 반대논리를 제공해 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장재식 민주당 의원의 장남인 장 교수는 1994년 ‘산업정책의 정치경제학’을 출간한 것을 비롯해 ‘모럴 해저드의 해저드’(2000) ‘조지프 스티글리츠와 세계은행’(2001) ‘한국산업의 구조조정’(2003) 등 활발한 저술과 강연활동을 벌이고 있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장 교수는 1990년 10월부터 케임브리지대 경제학부 교수로 재직해 왔다.

김용기기자 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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