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델리티 “뉴욕증시 거래방식 전자시스템으로 바꿔야”

  • 입력 2003년 10월 15일 18시 08분


200년 넘는 전통을 가진 뉴욕 증권거래소(NYSE)의 주식 거래방식이 바뀔 수 있을까.

미국 최대 뮤추얼 펀드를 운영하는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는 13일 “NYSE는 스페셜리스트가 개입하는 방식을 버리고 나스닥처럼 전자거래 방식을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최대 보험사 AIG의 모리스 행크 그린버그 회장도 이달 초 “인간의 개입이 없는 매매시스템이 더 적절한 대안”이라며 현행 방식을 비판했다.

NYSE에서 주식을 거래하려면 반드시 해당 종목의 스페셜리스트를 통해야만 한다. 스페셜리스트는 주식 매도주문과 매수주문을 연결해 주는 경매사 역할을 한다. 종목당 한 명의 스페셜리스트만 존재한다. 이들은 거래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을 때에는 시장 유동성을 유지하기 위해 적절히 개입하는 ‘시장 조성’ 의무도 지고 있다.

반면 나스닥 시장에서는 사람이 개입하지 않고 컴퓨터 시스템이 매도와 매수를 자동으로 연결시킨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14일 “피델리티 등 기관투자가들은 익명성이 보장되고 거래가 빨리 이뤄지는 전자거래 시스템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해당 종목 정보를 꿰고 있는 스페셜리스트들이 투자자보다 자신의 주문을 먼저 내는 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다는 스캔들도 종종 있어 왔다”고 보도했다.

세계 최대 거래소인 NYSE에는 현재 2800여개의 기업(시가총액 약 16조달러)이 상장돼 있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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