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시아파 1만여명 反美시위…"미국은 敵" 고조

  • 입력 2003년 10월 12일 18시 05분


최근 미군과 교전 중 숨진 이라크인들의 장례식에 시아파 이슬람 신자 1만명 이상이 모이는 등 이라크에서 미군에 대한 반감과 분노가 고조되고 있다.

바그다드 시내 최대의 시아파 근거지인 사드르 지역에서 10일 열린 장례식에 1만명 이상이 모여 전날 밤 미군과의 교전으로 숨진 이라크 무장조직 ‘메디’ 소속 민병대원 2명의 죽음을 애도하고 미군을 비난했다. 9일 교전으로 미군도 2명이 숨졌다.

장례 행렬은 총을 든 민병대원들의 엄호를 받았고, 군중들은 주먹을 치켜들며 “알라 외에 다른 신은 없다. 미국은 신의 적이다”라고 외쳤다.

시아파는 미군에 더 이상 사드르 지역에 진입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앞서 9일에도 이라크 남부 바스라에서 주민 수백명이 영국군에게 치안불안을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주민들은 기술전문학교 학장인 아사드 셀림 압둘 카데르가 5일 괴한들에 의해 저격 살해된 데 분개해 현지 치안을 맡고 있는 영국군사령부 앞으로 몰려가 시위를 벌였다.

9일 수니파 거점 도시의 하나인 라마디에서도 미군이 현지 보건책임자 오마르 압둘 사타르를 부당하게 체포했다면서 의료진과 의대생 수백명이 현지 미군본부로 몰려가 시위를 벌였다.

폴 브레머 이라크 최고행정관은 이날 “이라크 재건 진척 상황이 예상을 웃돌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수니파가 집중된 바그다드 주변에서 미국에 대한 저항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미국 등 연합군에 대한 습격 사건의 약 90%가 이라크 전역의 불과 5%밖에 되지 않는 바그다드 인근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연합군에 전략상 위협이 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BBC 방송은 이라크 경제 규모가 올해 22% 줄어드는 등 최근 3년간 절반가량 축소된 것으로 유엔과 세계은행이 추정하고 있다고 11일 전했다. 이라크 경제 규모는 지난해 21%, 2001년에 12% 감소했다. 유엔과 세계은행은 또 1980년 3600달러에 달했던 이라크 1인당 평균 소득이 올해 말에는 450∼610달러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바그다드=외신 종합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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