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르몽드지 “CEO몸값 줄여라”

  • 입력 2003년 10월 8일 20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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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찌를 듯이 높아만 가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보수가 미국에 이어 유럽에서도 도마에 올랐다.

유럽은 미국의 기업문화와 달리 스타 CEO가 능력에 따라 몸값을 올리며 회사를 옮기는 현상이 심하지 않아 아직까지 미국보다는 CEO 보수가 낮은 편. CEO 보수에 대한 논란도 적었다. 그러나 최근 유럽에서도 기업들이 CEO를 영입하기 위해 미국식 고액 보수를 제안하는 일이 빈번해지면서 CEO들의 몸값이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7일 “최근 20여년간 기업 CEO들의 보수가 급상승했다”며 “경제 불황, 대량 실직, 증시 침체 등의 상황에서 CEO들의 과도한 보수는 조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프랑스 20대 기업들은 지난해 기업실적이 악화됐는데도 CEO들의 보수를 20% 이상 올렸다”며 “프랑스 39대 기업 CEO의 연간 평균보수는 740만유로(약 100억원)로 최저임금의 554배”라고 보도했다. 또 “프랑스 법은 대기업 CEO 급여를 공개하도록 하고 있지만 1부 증시 상장기업의 4분의 1이 이를 지키지 않고 있고, 다른 유럽 국가들도 CEO 보수를 아예 공개하지 않거나 투명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올해 5월 영국에서는 CEO의 고액 연봉에 주주들이 반기를 든 사례도 나타났다. 제약회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주주들이 “장피에르 가르니에 CEO가 퇴직할 경우 2800만달러의 보상을 받도록 한 것은 지나치다”며 CEO 퇴직보상안을 부결시킨 것. 올해부터 영국 기업들은 CEO의 보수에 대한 계약을 주주총회에서 승인 받도록 하고 있어 비슷한 사례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일본의 CEO들은 미국 기업에 비해 보수 수준이 크게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일 경제주간지 다이아몬드가 지난달 게재한 ‘일본의 CEO’에 대한 특집기사에 따르면 500대 일본 상장기업 CEO 중 연봉이 1억엔(약 10억원)을 넘는 기업인은 20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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