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美해군기지內 포로수용소 간첩사건 시리아로 불똥 튀나

  • 입력 2003년 9월 25일 18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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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쿠바 관타나모에 있는 해군기지 내 포로수용소에서 스파이 혐의자들을 잇달아 체포하고 시리아와의 연관 여부를 추적하고 있다. 관타나모 기지에는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및 알 카에다 포로 660여명이 수용돼 있다.

피터 페이스 미 합참 부의장은 24일(현지시간) “관타나모 수용소의 스파이 활동에 대한 시리아의 가담 정도를 조사 중”이라며 “스파이 혐의로 체포된 미 공군 항공병이 시리아와 접촉한 것이 사실로 드러나면 미 정부가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수용소에서 아랍어 통역을 했던 항공병 아마드 알 할라비는 포로 수와 명단 등을 포함해 180건의 비밀정보를 담은 랩톱 컴퓨터 1대를 시리아에 건네려고 한 혐의로 7월 말 체포됐다.

이어 최근에는 미 육군의 이슬람 군종장교로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근무했던 중국계 제임스 이 대위가 기밀문서를 갖고 있다 체포됐다. 이 문서에는 수용소 시설 및 구조, 미군이 붙잡은 알 카에다 조직원 600여명의 명단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리들은 “아직까지는 두 명의 스파이 혐의자가 직접적으로 연결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면서도 “이들이 같은 기간에 수용소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서로를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관측통들은 미군이 스파이 혐의자들을 체포하고 추적하는 것은 관타나모 수용소의 내부상황이 외부로 알려지는 것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국제사면위원회는 수용소의 포로들이 인권을 침해당하고 있다고 여러 차례 지적해왔다. 한편 아마드 알 하산 시리아 공보장관은 스파이 활동에 시리아가 관련됐다는 주장에 대해 “근거 없고 비논리적”이라고 일축했다.

이진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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