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맞는 ‘악몽의 날’… 9·11 2주년 앞두고 美 또 조마조마

  • 동아일보
  • 입력 2003년 9월 5일 18시 53분



9·11테러 2주년을 일주일 앞두고 미국에 다시 테러 비상이 걸렸다.

미 국토안보부는 4일 국제 테러조직 알 카에다가 미 대륙을 통과하거나 주변을 운항하는 국제선 항공기를 납치해 미 본토에 대한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는 테러주의보를 발령했다.
미국 정부는 미국과 캐나다를 오가는 모든 항공기가 테러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캐나다 정부와 보안검색을 강화하기 위해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고 CNN방송이 전했다.
국토안보부는 테러주의보를 내리면서 알 카에다 등 테러조직 공작원들이 미국 외에 다른 나라의 출입국 보안상황을 점검해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는 출입국이 까다로운 미국이 아니라 비행기 탑승과 장악이 용이한 다른 나라에서 이륙하는 비행기를 이용해 테러공격을 시도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번 테러주의보에는 항공기 납치 외에도 △식수와 음식물에 독극물 살포 △폐쇄된 장소에 독가스 살포 등에 대한 경보도 함께 발령됐다.
그러나 국토안보부는 테러 목표나 특정 날짜에 대한 정보가 확보되지는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경계 수준을 현재 ‘옐로’에서 ‘오렌지’로 격상시키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국토안보부는 또 해외 미국 관련 시설에도 동시다발적인 테러 공격이 감행될 가능성이 있다며 철저한 대비를 주문했다.
특히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인도네시아, 이라크에서 많은 희생자를 낸 테러 공격처럼 미국 내에서도 보안검색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민간인 시설을 테러리스트들이 노릴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는 별도로 미 연방수사국(FBI)은 미국 내 잠복하고 있는 알 카에다 요원들이 식물에서 추출한 천연 독극물로 식수와 식품을 오염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AP통신이 4일 보도한 FBI의 긴급전통에 따르면 테러범들이 담배성분인 니코틴과 상한 감자에 함유된 솔라닌 등 자연산 독물을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 이 두 가지 물질은 체내에 다량 흡수되면 사망까지 이를 수 있으며 아프가니스탄의 알 카에다 거점에서 발견된 독극물 리스트에서도 언급된 바 있다.
독극물을 사용하는 범행은 추적이 어려워 혼자서 일을 꾸미는 테러리스트들이 사용할 수 있다고 FBI는 밝혔다.
FBI 대테러 최고책임자인 래리 미퍼드는 “미국 내 알 카에다 조직은 인원은 많지 않지만 자금, 여행에 필요한 서류 등을 확보한데다 테러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박혜윤기자 parkhye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